[인성초등학교] 51화 엘 클라시코가 분단 안에 있다

우승보다 급한 건, 입을 막는 것

by 동룡

체육시간.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왔다.


운동장 한쪽.
예린은 축구공을 몰며 외쳤다.

“무적 바르샤! 샤비 같은 패스 받아라아아!!”

순간, 휘청거리며 공을 커트한 형준이 맞받아친다.

“할라 마드리드!!”

공은 멈췄고, 아이들도 멈췄다.
분위기는 뭔가... 묘했다.

우덕이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하필... 둘이 좋아하는 팀이...”

정연과 민지는 어리둥절했다.
무슨 상황인지 몰라 두 눈만 굴렸다.

성곤이 나섰다.
“예린은 바르셀로나, 형준이는 레알 마드리드를 좋아해.
둘이 원수지간인 팀이야. 톰과 제리 같은 사이라고나 할까...”


그 설명과 동시에,
예린이 목소리를 높였다.

“레알은 그냥 돈으로 축구하는 팀이지!”

형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응~ 이번 챔스에서 우리한테 졌잖아?”

“다음에 이기면 되지!!”

“루이스 피구~ 감사합니다~”

피구 발언에 예린이 분노했고,
형준은 웃으며 도망쳤다.

“거기 안 서?! 마드리드놈!!”

하지만 속도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형준은 순식간에 저 멀리 사라지고,
예린은 씩씩거리며 뒤쫓았다.

그때 선생님의 호루라기가 울렸다.


“여러분~ 이리로 모이세요!
오늘은 분단별 축구 토너먼트를 할 겁니다!
새 짝과 분단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아이들 사이에 탄성이 터졌다.

우덕과 규만은 미소 지었다.
정연, 민지, 예린 운동 잘하는 멤버들만 있는 분단.
이길 수밖에 없다.

정연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문제는 저 둘이야...”

그녀의 손끝이 가리키는 두 사람.
형준과 예린은 이미 다시 말싸움 중이었다.

“발목 잡지 마라, 마드리드!”


“응~ 바르샤보다 잘해~”

형준은 돌아서 규만과 우덕에게 외쳤다.

“너희는 이에로랑 카를로스 해 줘! 난 지단!”


그리고 민지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민지 너는 라울! 정연이는 피구 맡아줘!”

예린은 벌컥 소리쳤다.

“잠깐!! 왜 예시가 다 레알이야?! 인정 못해!!”

결국 민지가 소리를 질렀다.
“레알이든 바르샤든!!! 그냥 이기자고 좀!!!”

정연도 피곤하다는 듯 한마디.
“제발 쓸데없는 걸로 싸우지 마, 안형준...”

그렇게.
불협화음 속에서
인성초 분단 대항 축구 토너먼트가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이기려고 뛰고,
누군가는 놀면서 웃고,
누군가는 또 다른 무언가를 꿈꿨다.

그리고 그들 모두
하루하루 조금씩,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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