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50화 못한다와 안 한다

이 조합, 말려야 한다

by 동룡

“자~ 새로 바뀐 짝과 분단, 다들 마음에 드나요?”

국어시간이 시작되자 선생님이 활짝 웃으며 물었다.
형준, 우덕, 규만 셋은 자리에서 튀어 오를 듯 외쳤다.

“네!!!!!”

교실 천장이 살짝 떨릴 정도였다.
선생님은 웃음을 꾹 참으며 말했다.

“그럼 즐겁게 국어시간을 시작해 봐요.
오늘은 ‘안 한다’와 ‘못 한다’의 차이를 배워볼게요.
누가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요?”

잠깐의 정적.
곧, 예린이 손을 들었다.

“형준이는... 공부는 안 하고, 운동은 못 할 것 같아요.”

교실이 얼어붙는다.
정연과 우덕은 형준에게 눈빛으로 외친다. “제발, 진정해.”

나래와 수빈은 속으로 생각한다. ‘쟤 이제 죽었다...’


그러나 형준은 씩 웃는다.

“공부 안 하는 건 맞지만... 두 번째는 아니거든?
이 ‘못’ 생긴 예린아.”

예린의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뭐? 와... 진짜 나 못생겼단 소리 처음 들어봐.
어이없네?”

형준은 한술 더 뜬다.
“정말 못생긴 건 아니지만... 정연이보다 못생긴 건 맞는 말이지~”

정연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형준의 팔을 잡아당겨 꼬집는다.
“거기서 내가 왜 나와!!”

순식간에 교실은 개그쇼 현장이 되었고,
선생님은 결국 출석부를 교탁에 내려친다.

“안형준! 정예린! 벌점 1점씩! 수업 분위기 망쳤어요!
다행히 서로 상처는 안 받은 것 같으니까, 그나마 다행이지만!”


교실 뒤편, 성곤은 뒷목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 문제아 삼총사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온 것 같은데…”

태연도 옆에서 한숨을 쉰다.
“형준한테 저런 소리를 한 애도 대단하고...
그걸 저렇게 받아치는 형준도 대단하네.
금방 친해질 듯... 아주 그냥 호흡이 완벽해...”

지수는 조용히 공책을 덮는다.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아준다더니...
저건 그냥 폭죽에 성냥 던진 수준이잖아...
이제 형준이만 시끄러운 게 아니라
우덕이, 규만이까지 미쳐 날뛸 기세야...”

선생님은 프린트물을 나눠주며 말했다.
“각자 ‘안 한다’와 ‘못 한다’ 예시 하나씩 써서 제출해요!”

형준은 망설임 없이 썼다.
공부 안 할 것 같은 예린이는 못생겼다.


예린도 바로 썼다.
공부 안 하는 형준이는 성격도 못됐다.

선생님은 두 사람의 답안을 보는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가, 소리쳤다.

“안형준!! 정예린!! 나가서 손 들어!!!
전학 온 지 몇 시간이 되었다고! 왜 이렇게 친해진 거예요?!
말썽꾸러기끼리 통하는 건가요?!”

교실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은
“너 때문이잖아!”
“아니,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서로를 가리키며 싸운다.

규만은 옆에서 작게 웃는다.
“형준이 마음속에서 정연이는 사랑이고, 예린이는 진짜 친구 같아.
근데 나래나 수빈이 중에 하나가 저랬으면...?
교실 반은 날아갔지, 이미.”


우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학생... 점점 맘에 든다.
나래나 수빈은 외모도 안 되고, 성격도 맘에 안 들었는데…
차라리 저런 친구 두 명 더 왔으면 좋겠다.
나래랑 수빈은... 그냥 무인도로 보내자.”

“정말 맞는 말.”
규만이 우덕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하지만 곧 선생님의 외침이 떨어진다.
“정규만!! 서우덕!! 상처 주는 말로 벌점 10점!!”

민지는 돌아서 규만의 등을 찰싹 친다.
“넌 왜 이렇게 맞는 말만 하니, 정말?”

정연은 책상에 턱을 괴고 한숨을 쉰다.
“… 예린이는... 형준이 여자 버전 같아...
아... 머리 아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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