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옆자리에, 첫 감정이 앉았다
조회가 끝나고, 선생님은 새 자리표를 조심스럽게 칠판에 붙였다.
모두가 숨을 삼켰다.
오늘은 분단과 짝이 전면 재편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놀라운 조합이 탄생했다.
형준 – 정연
규만 – 민지
우덕 – 예린
게다가 이 여섯 명은 모두 같은 분단에 모이게 되었다.
형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 볼을 꼬집었다.
“이거 꿈 아니지...? 이런 조합이 실제로 나온다고?”
그래도 믿기지 않아 옆에 앉은 정연의 볼까지 슬쩍 꼬집었다.
결과는...
퍽!
“야! 진짜 죽을래?”
정연의 등짝 스매싱이 정확히 날아왔다.
“... 좋아. 확실히 꿈은 아니야.”
규만은 민지 옆에 앉아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곧바로 민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수업 시간에 딴짓 금지, PSP는 집에 두고 다니기, 나쁜 말과 행동 금지. 알았지?”
규만은 작게 “네에...” 하고 대답했다.
“분단 바뀌어서 좋긴 한데, 왜 벌써 혼나고 있지...”
반면 예린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와~ 이게 내 첫 짝이고, 첫 분단이구나! 다들 잘 부탁해!”
교실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새 분단의 에너지는 이전과는 전혀 달랐다.
우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야~ 두 명만 바꿨는데 이렇게 활기차질 수가 있나? 바로 이거지.”
형준도 옆에서 작게 웃으며 말했다.
“천국과 지옥 사이에서 헤매다가… 드디어 천국에 안착한 기분이야.”
그는 곧장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정연의 귀에 바람을 훅 불었다.
“야! 또 그 짓 하면 진짜 죽는다?!”
형준은 등짝을 또 맞았다. 정연은 정말 성실하게 대응해 준다.
규만은 새 분단에 앉아 조심스럽게 말했다.
“바뀌어서... 좋아. 진짜 좋아. 근데... 왜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네...”
민지의 한 마디가 날아온다.
“너희 3명 빼고 모두가 아는 거 같은데?”
예린은 눈을 반짝이며 우덕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저기... 저기 형준이랑 정연이는... 되게 친해 보인다?”
우덕은 기다렸다는 듯 설명을 시작했다.
“왼쪽에 있는 형준, 정연. 우리 반 1호 커플이야.
형준이가 티를 많이 내. 줄줄 쫓아다니는 거 보면 딱 알 수 있어.”
형준은 뻘쭘하게 고개를 돌렸다.
“야야야 그만 좀 해라...”
“오른쪽은 민지랑 규만. 2호가 되려고 노력 중.
맨날 혼나면서도 좋대~ 지독한 사랑이지.”
규만은 당황해서 고개를 흔들었고, 민지는 아무 말 없이 팔짱을 꼈다.
“그리고 말이야.”
우덕은 다시 말을 이었다.
“학예회에서 보아랑 핑클 공연 이후로 정연, 민지, 지수, 태연은 ‘인성초 1학년 4대 여신’이 됐지.”
그 말이 끝나자 정연과 민지가 동시에 외쳤다.
“그딴 거 누가 정했어!”
“진짜 쓸데없는 소문 퍼뜨리지 마!!”
형준은 웃으며 말했다.
“보아가 아시아의 별이면... 넌 인성초의 별이지, 정연아.”
그리고 또 한 대.
형준의 등은 오늘도 불난다.
우유 급식이 나오자,
우덕은 가방을 뒤적이며 제티 하나를 꺼내 예린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환영해~ 너도 VIP에 들어올 수 있을 거야.”
예린은 놀란 눈으로 웃었고,
우덕은 책상 밑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웃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사랑도, 사업도, 분위기도… 전부 잘 풀릴 것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