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손바닥 위에서 뒤집힌다
아침 조회 시간.
형준이 정연의 책상에 기대 선다.
“나, 궁금한 거 있어.”
정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뭔데?”
형준이 웃는다.
“매일 뭘 하길래 이렇게 예뻐?”
순간 교실이 얼어붙는다.
우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에라이, 이 자식아!!”
지우개가 형준 이마에 정확히 꽂힌다.
정연은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숙이고,
규만은 노트에 뭔가를 열심히 적는다.
민지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한다.
“하지 마라… 정말 싫다, 그런 거.
그때
교실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선다.
그 뒤엔 울상이 된 나래와 수빈이 따라 들어왔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낮고 무겁다.
“안형준, 정규만, 서우덕, 정예린.
일어나. 아침 청소, 왜 안 했는지 말해봐.”
우덕이 손을 든다.
“예린이가 아직 학교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학교를 안내하고 필요한 것들도 챙기고 있었습니다.”
형준도 말한다.
“직접 청소는 안 했지만, 친구들에게 사정을 말하고 부탁했어요.
대신 청소해 준 친구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그 순간
나래가 울컥하며 소리친다.
“부탁한 게 아니라!!!
사탕을 주고!!! 어쩔 땐 돈도 주잖아!!!”
순식간에 교실이 조용해진다.
선생님이 놀란 얼굴로 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냐?”
규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선생님!! 아니에요!! 거짓말이에요! 너무 억울해요!!”
형준은 침착하게 고개를 돌린다.
“얘들아. 우리한테 뭐 받은 거 있어?”
몇몇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뇨. 받은 거 없어요.”
“그냥 예린이가 빨리 적응하길 바랐어요.”
“우린 자발적으로 도운 거예요.”
시선은 점점 나래와 수빈에게 몰린다.
“왜 거짓말을 하지?”
“아침부터 분위기 흐리네…”
그때, 예린이 조용히 고개를 떨군다.
“아니야… 그게 다 내 잘못이야…”
교실 전체의 시선이 예린에게 향한다.
“어제 화장실에서 나래랑 수빈이가 나한테 한 말…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런 말 들을 만한 애였던 것 같아.
정연이랑 민지는 도와줘서 고마웠는데…
결국은 내가 나쁜 아이였겠지…”
예린은 울먹이며 눈가를 닦는다.
우덕이 조용히 말한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
지수와 태연은 말없이 상황을 지켜본다.
그들의 표정은 단호하다.
‘올 것이 왔다.’
선생님은 정연을 바라본다.
“정연아, 어제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정연은 조용히 고개를 든다.
“제가 화장실 칸에서 나왔을 때,
예린이가 세면대 앞에서 울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앞에… 나래랑 수빈이가 있었고요.”
아이들은 숨죽이고 듣는다.
“‘착한 척 지겹다’, ‘너 같은 애가 제일 무서워.’
그런 말들을 하고 있었어요.
예린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고…
저는 예린이 손을 잡고 같이 나왔어요.”
교실은 얼어붙는다.
잠시 후, 민지가 조용히 입을 연다.
“저도 봤어요.”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민지에게 쏠린다.
“예린이가 벽 쪽에 몰려 있었고,
나래랑 수빈이는 거의 몸으로 밀다시피 하면서 말하고 있었어요.”
민지의 눈빛은 단호했다.
“‘다 알아, 네가 어떤 앤지’,
‘가식 떨지 마’ 같은 말들.
계속 반복됐고… 솔직히 좀 무서웠어요.
장난이라고 보기엔, 너무 심했어요.”
순식간에 교실의 공기가 바뀐다.
“진짜였어?”
“예린이 그렇게 당한 거야?”
“너무한 거 아니야…?”
형준, 규만, 우덕.
세 사람은 말없이 작게 엄지를 들어 올린다.
선생님은 잠시 말이 없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 그래.
그렇게 너희 셋이 친구를 챙기는 줄은 몰랐네.
다들 예린이랑 금방 친해진 것 같고…”
그다음,
선생님의 시선은 나래와 수빈에게 향한다.
“새로운 친구를 따돌리고, 거짓말로 분위기 흐려?
이건 벌점으론 안 끝나.”
“손바닥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