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65화 그들의 판을 설계하다

이미지는 곧 권력이다

by 동룡

교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형준, 우덕, 규만, 대용, 예린

다섯 명은 주위를 살피며 눈빛을 주고받고,
“성공이야!”
서로 손을 맞대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형준은 예린의 눈물 연기를 칭찬하며 말한다.
“첫 단추는 잘 꿰었네, 예린아. 너 연기 천재야 진짜.”

우덕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좋아, 다음 수는 우리가 발표할 인기투표지. 문제는... 누굴 1등으로 정하나야.”

그러자 의견이 쏟아진다.
“정연이.”

“민지.”


"지수"

혼란을 정리하듯 우덕이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외친다.
“자, 조용!! 공동 1등은 민지, 지수, 정연! 아쉬운 2등은 태연이랑 예린이!”


그리고 전략적으로 지시한다.
“투표 결과 보고, 예린아! 너는 눈물 연기 2탄 들어가! 나머지는 예린이 달래주면서 적당히 기뻐하고!”

규만이 손을 들고 묻는다.
“곰인형은 그럼... 3개 사야 돼?”

우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 쉰다.
“응... 비싸지만 어쩔 수 없어.”

형준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한다.
“그럼 이 뻔한 결과에 시간 쓰고 돈 쓰는 이유가 뭐야?”

우덕은 진지하게 답한다.
“이건 전략이야. 우정카드로 상처받은 예린이를 따뜻하게 챙기면, 우린 ‘착한 애들’로 이미지 세탁이 돼.
믿음이 쌓이면 나중엔 ‘마녀사냥’도 가능해져. 예를 들면 오늘 카드 사건도, ‘나래 수빈 잘못이다 아니다’ 투표해 보자고 하면... 분위기 끝.”


대용은 시계를 보며 말한다.
“너무 오래 밖에 있었다. 이제 슬슬 돌아가자.”

예린은 다시 폭풍 눈물을 터뜨리고,
“흑흑... 나 정말 괜찮아...!”
연기모드 ON.

대용은 자기 반으로, 나머지 넷은 교실로 복귀한다.

교실로 돌아오자 반 친구들 몇몇이 예린을 감싸며 말한다.
“전학 가지 마... 우리 다 잘 지낼 수 있어.”
“오늘 일은... 다 잊자!”

그러나 분위기는 여전히 차갑다.
정연, 민지, 태연은 말이 없다.
지수도 조용히 앉아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본다.

쉬는 시간마다 대용은 지수를 조용히 다독였고,
형준은 나래와 수빈을 볼 때마다 “재수 없어”라며 거칠게 밀었다.

누군가 말릴 법한 장면이었지만,
오늘은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학교를 마친 후, 덕군 컴퍼니는 비밀 장소에 모여 본격적인 개표에 들어간다.
우덕은 양손을 비비며 말한다.
“자~ 진짜 순위는 과연?”

투표지는 책상 위에 한가득.
우덕, 규만, 형준, 대용은 진지하게 정리한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민지, 정연, 지수, 태연이 앞다퉈 표를 얻었다.
예린의 이름도 의외로 많이 보였다.

규만이 말한다.
“예린이 전학 온 지 얼마 안 됐는데도... 꽤 괜찮은데?”

형준은 한 장을 들고 말한다.
“이건... 진짜 각자 이상형 차이 수준이야.”

우덕은 웃으며 손뼉을 친다.
“이래서 조작하기 편한 거지~ 좋아! 민지, 지수, 정연 공동 1등! 예린, 태연 2등!
곰인형 3개 사고, 내일은 감동의 눈물쇼 간다!”


형준은 팔짱을 끼고 말한다.
“짜장면 먹으러 가자. 이런 날은 짜장이지.”


모두 함께 웃으며 중국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아무도 몰랐다.
그 인기투표 한 장 한 장이 또 다른 전쟁의 불씨가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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