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면 끝이다… 진짜 끝이다.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
그토록 시끄럽고 어지러웠던 소문은 누군가의 의도된 장난이었다는 것.
형준은 벽에 기댄 채 깊은 한숨을 내쉰다.
오해가 풀렸다는 안도감.
믿었던 사람에게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는 서운함.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만든 ‘누군가’에 대한…
분노.
정연은 조심스레 형준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미안해… 괜히 나 혼자서 상상했네…
화났지? 너 얼굴에 다 쓰여있어…”
형준은 고개를 돌린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조용히 입을 연다.
“…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이런 얘기를 들었다면...
‘직접 말해줘’라고 한 마디 해줄 수 있었잖아?
난… 내가 아는 정연이라면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연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 내가 잘못 생각한 건지,
아니면 내가 믿을 수 있게 행동을 못한 건지…”
형준의 말끝이 흐려지는 그 순간
“야!!! 왜 거기서 말을 끊어!!! 무슨 말하려고!!!”
태연이 벌떡 일어나 소리친다.
형준은 이를 악문 채 말했다.
“어차피… 난 지금 버려진 상태잖아?
오해는 풀렸다고 해도…
내 첫 감정은 너무 화가 난 거야.
이런 일을 만든 애들… 내 방식대로 처리할래.
그러고 나서… 우리 얘기는 그때 다시 하자.”
형준은 그대로 교실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문이 흔들릴 정도였다.
“아이고… 제대로 화났네.”
우덕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거 진짜 큰일이다. 정연이 말도 안 먹혀… 지금은 아무도 못 말려.”
형준은 곧장 경호팀을 호출했다.
그리고 명확히 말했다.
“이 소문 퍼트린 놈 찾아.
현상금은 만 원.
그리고 만약 하늘초 쪽이 맞다면, 난 패싸움도 각오했어.
아이들 모아. 지금.”
지수가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야!! 형준아!! 제발 생각 좀 해!!
정연이 진짜 좋아하면, 이러면 안 되는 거야!!
걔네가 잘못한 건 맞지만…
이런 식으로 해결하면, 정연이 마음은 더 찢어지는 거라고!!”
태연도 맞장구쳤다.
“정연이 너한테 사과까지 했잖아!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잖아!
꼭 무서운 일까지 벌여야겠어?”
규만이 형준을 붙잡으려 다가가려 하자,
우덕이 그의 어깨를 막아섰다.
“야, 너 지금 말릴 자신 있어?
나는 솔직히 지금 혼자라도 하늘초 가서 안 부수는 게 기적이라 생각하거든.”
수빈이 조심스레 속삭였다.
“나래야… 우리, 지금이라도 말할까…?
괜히 이러다 아무 죄 없는 친구들까지 다칠지도 몰라…
정연이도 못 말리고 있잖아…”
나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근데… 우릴 가만두긴 할까…? 진짜… 무서워…”
형준은 학교 1층 창문 유리창을 주먹으로 깨뜨리고 있었다.
세 장이 깨졌다.
피가 손등에서 줄줄 흘렀다.
네 번째 유리를 향해 팔을 들자
규만, 우덕, 그리고 대용까지 달려와 그를 막았다.
형준은 이를 악문 채 소리쳤다.
“놔!! 내가 진짜… 다 때려 부숴버릴 거야!!”
그 순간
나래와 수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등골을 타고 서늘한 기운이 올라왔다.
이 정도로 빨리 들킬 줄은 몰랐다.
그리고… 형준이 이렇게 화를 낼 줄도.
모두가 얼어붙은 그 순간,
누군가는 조용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예린.
그녀의 눈은 두 사람을 포착하고 있었다.
움찔거리는 눈동자.
불안한 숨소리.
스스로 들키고 싶지 않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는 두 사람.
예린은 중얼였다.
“…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