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 떨어졌지만, 너는 아직 거기 있으니까
형준의 주먹이 유리창을 깨뜨리던 순간,
반 전체의 시간이 멈춘 듯했다.
그걸 막은 건 다름 아닌 정연의 눈물 섞인 포옹이었다.
“제발… 그만해 줘…”
정연은 울면서 형준을 꼭 끌어안았다.
분노의 불길은 그녀의 눈물 앞에서 잠시 멈췄다.
우덕과 대용, 규만은 묵묵히 유리조각을 쓸어 담았다.
그 모습만으로도 교실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예린은 고개를 돌려 나래와 수빈을 바라봤다.
그들의 얼굴은 이미 새하얘져 있었다.
“너희 지금... 감당 못 할 일 벌인 거 무섭지?
오늘이나 내일이면 다 들통나. 정연이한테라도 가서 빌어.
살려달라고.”
나래와 수빈은 서로의 얼굴을 조심스레 확인했다.
표정이 얼어붙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양호실로 향하는 길,
정연은 여전히 훌쩍거리고 있었고,
형준은 조용히 걷고 있었다.
그 사이를 뚫고 경호팀의 한 아이가 형준 곁으로 다가왔다.
“준비 다 됐어. 오늘 방과 후 맞지?
우리만 해도 충분하지만… 더 부를 수도 있어.
진짜 덩치 크고 빠른 애들 많아. 경호팀 확장 가능.”
형준은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 좋아. 소문의 시작점을 찾자.
자진해서 나오면 걔네만 데리고 가고.
끝까지 숨기면… 바로 전쟁이다.
작전명은 ‘별똥별 작전’.
그것들 때문에 내 맘속 별 하나가… 떨어졌거든.”
정연은 조용히 형준의 팔을 붙잡았다.
“… 진짜 그렇게까지 해야 돼?
이런 일로 우리 사이 무너지는 거… 싫어.
우리, 그냥 더 잘 지내면 안 돼?”
형준은 정연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 아직도 너 되게 좋아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로 끝내고 싶지 않아.
그래서… 오늘은 꼭 필요해.
오늘만 넘기면, 다시 예전처럼 너랑 웃고 싶어.”
정연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우리가 더 단단해지면 되잖아…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예전엔 내가 조금만 울어도 멈췄잖아.
이젠… 내가 우는 것보다, 복수가 더 중요한 거야?”
양호실에서 형준은 말없이 손에 붕대를 감았다.
그 순간만큼은 온 세상이 조용했다.
그리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
형준이 입을 열었다.
“… 좋아. 오늘 싸우러 가는 건 없던 일로 할게.”
정연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정말…? 진짜 그렇게 해줄 거야?”
형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장난스럽게 물었다.
“대신… 뭘 해줄래?”
정연은 고민하다 말했다.
“…한 달 동안.
네가 무슨 장난을 치든, 뭐라 하든, 나 아무 말도 안 할게.”
설마 날 때리진 않겠지?”
형준은 씩 웃으며 말했다.
“오케이.”
그리고 바로 정연의 손등을 깨물었다.
“으악!! 아파!! 이젠 막 깨무네…”
“응. 그걸로 나 다 풀었어.
앞으론 안 아프게 장난칠게.
‘뭘 하든’이라 했으니까~”
정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형준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이대로 교실 들어간다~~”
정연은 얼굴을 손으로 덮으며 외쳤다.
“내려줘!! 진짜 창피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