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80화 교육의 붕괴

선생님의 훈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by 동룡

다음 수업이 시작되자, 교실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나래와 수빈의 얼굴은 멍이 시퍼렇게 퍼져 있었고, 수빈은 한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책상에 앉아 있었다.

선생님은 잠시 굳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다 소리쳤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친구 얼굴을 이렇게 만들 수 있죠?! 누가 그랬는지... 딱 봐도 알 것 같네요. 안형준, 이리 나와!”

형준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선생님은 늘 애들한텐 마음 넓게 용서하라 하잖아요? 저 보고도 그러실 건가요? 쟤네 청소 시키고 끝날 거잖아요. 저는 그렇게 끝낼 수 없어요.”

수빈은 울먹이며 손을 들었다.

“정연이도... 복도에서 저희 뺨 때렸어요...”

선생님의 시선이 정연에게 향했다.
정연은 조용히 일어나 교실 앞으로 나왔다.


“정연이까지? 둘 다 앞으로 나와!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형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냥 한 대 더 맞으라고 하지요.”

그리고는 교실 앞에 앉아 있던 나래와 수빈에게 다가가, 주먹을 휘둘렀다.

두 사람은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에 넘어진 채 울음을 터뜨렸다.
양쪽 눈은 이제 완전히 멍들어 있었다.

“판다 완성~”
규만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주 귀엽게 됐네.”

민지가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야, 분위기 파악 좀 해. 지금 그럴 때야?”

교실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선생님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교탁을 내리쳤다.


“지금 선생님 앞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

형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다.

“선생님께서 하시는 방법으론 제 화가 절대로 안 풀릴 것 같아서요.”

선생님은 한숨을 쉬었다.

“형준이, 정연이...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절대 안 되는 거야. 아무리 억울해도...”

그 순간, 우덕이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 말로 주는 상처도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때린 건 나래와 수빈이예요! 복도에서 한 짓 보면, 저 정도 된 것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해요!”

교실은 술렁였다.
아이들은 하나둘 고개를 끄덕였고, 분위기는 우덕 쪽으로 기울었다.


지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도... 폭력은 나쁜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그러자 규만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너는!! 우정카드 받고도 그런 소리를 해?! 지수야, 너 그렇게 감싸줘 봤자 앞에선 고맙다 해놓고, 뒤에선 네 욕부터 할 애들이라고! 지금 이 일만 봐도 알잖아!”

분위기는 급속도로 험악해졌다.

성곤이 교탁 앞에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얘들아... 진정하자. 지금 이대로 가면, 우리 반 진짜 이상해질 수도 있어...”

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우덕은 팔짱을 끼고 웃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정치와 선동이지. 감정과 숫자가 따라오면 돈도 명예도 다 따라오거든?”

예린도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모두가 우리 편이야. 저것들... 이번에 아주 끝장을 보자. 무조건 이번 투표는 진행해야 해.”

그 순간, 쾅! 쾅! 쾅!
선생님이 출석부로 교탁을 세 번 내려쳤다.
교실 전체가 조용해졌다.

선생님은 잠시 눈을 감은 뒤 조용히 말했다.

“좋습니다. 오늘 이 교실에선 말로 하는 언어폭력, 그리고 신체적 폭력까지 모두 나왔군요.”

그리고 고개를 들어 아이들을 바라보며 선언했다.

“두 폭력 모두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따라서... 둘 다 벌을 받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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