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만든 권력, 선생님도 멈추지 못했다
“어쩌다… 우리 반이 이렇게 됐지…”
선생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눈앞의 풍경은 도저히 초등학교 교실이라 믿기 어려웠다.
말 그대로 분열이었다.
교실은 세 갈래로 쪼개져 있었다.
덕군 컴퍼니를 중심으로 한 형준, 우덕, 규만, 예린.
그 반대편엔 나래와 수빈.
그리고 한가운데에서 고개를 숙인 태연, 성곤, 지수.
선생님은 출석부를 내려놓고 말했다.
“서로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으니… 화해하고, 다시 잘 지내자. 이젠 그만 싸우고, 다 잊고 웃자. 응?”
그 말에 교실 안엔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곧 형준이 입을 열었다.
“전 화해할 생각 없어요.”
단호한 목소리였다. 감정도, 흔들림도 없었다.
“우정카드도 그렇고… 예린이가 했다는 말도 진짜인지 아닌지도 몰라요. 근데 저희는 아무 이유 없이 피해를 봤어요.”
형준은 고개를 들었다.
“때린 게 잘못인 거 알아요. 그런데 쟤네가 먼저 잘못했잖아요. 그러니까… 서로 사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공평하잖아요.”
교실 한쪽에 앉아 있던 태연이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넘어가면… 서로 계속 미워하잖아. 풀고는 가야지… 혹시 알아, 나중에 다시 친해질지도.”
형준은 짧게 웃었다.
“응. 나 쟤네 미워해. 그리고 앞으로 친해질 일도 없을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전에도 말했잖아. 난 내가 싫어하는 애들 때문에 시간 쓰고, 기분 상하는 거 싫어.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 없는데, 쟤네가 먼저 나 건드렸다고.”
그 말을 들은 우덕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
“정연이랑 만나더니… 논리 ‘정연’해졌는걸?”
순간, 교실이 웃음으로 터졌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정연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우덕을 째려봤다.
‘하지 말랬지…’ 하는 눈빛이었다.
선생님은 다시 출석부로 교탁을 쾅! 내리쳤다.
교실이 조용해졌다.
“조용! … 나래, 수빈. 너희도… 할 말 있으면 하렴.”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없이 울던 나래가 먼저 입을 열었다.
“… 저희가 잘못한 건 맞아요. 그런 행동한 거… 진짜 후회하고 있어요.”
수빈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근데요… 선생님은 덕군 컴퍼니가 어떤 애들인지 아세요?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아시나요?”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향했다.
수빈은 울면서 말했다.
“학교에서 이상한 장사하고, 제티 같은 간식과 돈으로 급식당번한테 뇌물 주고, 맛있는 반찬 먼저 챙기고… 청소구역도 자기들끼리 바꾸고… 인기 많은 애들은 VIP로 나눠서 특혜 주고…”
나래도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저희 같은 애들은 아무 이유도 없이 차별당해요. 진짜 이유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안 예쁘고… 조용하다는 이유로…”
수빈은 예린을 가리켰다.
“운동 잘하고 예뻐서 덕군 컴퍼니랑 친해지고, 요즘엔 아예 같이 나쁜 짓도 해요. 화장실에서 우리가 한 행동은 잘못했지만, 예린의 행동도 잘 봐야 해요!!”
그 말에 우덕이 슬쩍 예린의 옆구리를 찔렀다.
예린은 작은 신음을 내더니 이내 눈을 질끈 감고, 울기 시작했다.
“왜 또 나야… 진짜… 나만 맨날…”
선생님은 머리를 감쌌다.
머리가 아파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여긴 교실인데… 왜 이렇게… 국회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