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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기행(1)

by 김헌삼


마침내 터키를 가다

많은 주변 사람들이 터키를 다녀오고 가볼 만하다는 정도를 넘어, 어떤 이는 꼭 가야 할 곳이라 했다. 우리 삼삼회 다음 여행지로 이곳을 꼽아놓고 벼른 지도 수년은 좋게 되는 것 같다. 마침 안사람들도 60 고개에 올라 작년과 올해 사이 모두 환갑을 맞으니 그 기념 여행지로 터키를 택하자는데 만장의 의견일치를 보았다.

세상은 넓고 그곳에 터 잡고 사는 인류들 모습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이 다채로워 가보고 싶은 곳이 한두 곳이겠는가. 굳이 터키를 택한 것은 동서고금의 문명이 어울리고 종교의 성지로서 볼만한 것이 풍부하다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좋다 하니까, 아내가 가자니까 목적하고 떠나지만 실은 이 나라에 대하여 사전에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우선 6.25 참전국의 하나로서 각별하게 친근한 나라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3,4위 결정전에서 우리가 승리를 헌납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맥없이 진 상대국이라는 것, 그리고 이스탄불과 앙카라 두 도시 이름과 희미하게 떠오르는 케말 파샤라는 존숭(尊崇) 받는 인물의 나라라는 정도였다.

관광회사들이 내놓는 터키여행은 대체로 10일 내외 기간으로 그리스 이집트를 포함하는 이른바 지중해 일주라는 화려하게 호도(糊塗)된 것과 터키만을 도는 상품으로 크게 분류한다. 후자의 경우는 또 국내에서 항공이동이 끼어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급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우리는 여러 나라를 돌며, 그렇게 해서 어쩔 수 없이 촉박한 일정에 주마간산하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는 뜻으로 터키만을 집중적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그중에도 두 차례는 항공편을 이용하여 장거리 버스 타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사적(史蹟)이나 경관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쪽을 택하기로 하였다.

「인천공항출발-이스탄불(2박)-<항공이동>-이즈미르-<이하 전용버스이동>-에베소-쿠사다시(1박)-보드름-파묵칼레(1박)-안탈리아(1박)-콘야-카파도키아(1박)-카이세리-<항공이동>-이스탄불(1박)-(기내 1박)-인천공항도착.」

4월 27일 인천공항에 집결, 출발하여 5월 5일 다시 인천공항에 귀착, 헤어지는 8박 9일의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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