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퍼레논 Jun 14. 2023

Prince - Dirty Mind (1980)


70년대 데뷔작인 For You (1978)와 Prince (1979)를 발표한 프린스는 80년대의 시작과 함께 그의 최초의 명반으로 평가받는 앨범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그 앨범은 여러모로 프린스의 커리어에서 분기점 중 하나라고 할 만한 앨범이었다. 프린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 미니멀리즘 펑크, 외설과 예술의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파격적이고 섹슈얼리티 넘치는 패션 같은 것들은 이 앨범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대의 흑인음악, 특히 Funk Music의 트렌드는 Earth Wind and Fire가 대변하듯, 빅밴드 편성에 풍성한 브라스 섹션이 화려한 스타일이었다. 여기에 프린스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그의 생각은 이랬다. "최소 편성의 악기편성으로도 개성 있는 그루브만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대중들을 춤추게 할 수 있다!" 미니멀리즘 펑크, 미네아폴리스 사운드의 탄생이었다.


프린스의 출신지인 미국 미네소타 주 미네아폴리스의 이름 딴 미네아폴리스 사운드는 종래의 빅밴드 형식 Funk Music과는 전혀 다른 최소주의 악기편성이 주요한 특징이다. 주로 신스 사운드가 주도하며, 드럼머신, 필요 최소한의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프린스의 보컬 퍼포먼스로만 이루어져 있는 매우 심플한 구성이다. 미네아폴리스 사운드라는, 마치 미네아폴리스 출신들의 비슷한 스타일이나 사상을 담고 있을 것 같은 장르명이지만 실질적으로 오직 프린스의 음악만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개성 강하고 프린스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만한 고유의 스타일이다.


먼저 앨범의 커버아트를 보자. 맨몸에 재킷에 스카프만 걸친 프린스가 하의로는 검정팬티 한 장만 입은 모습이다. 그러면서 앨범명은 "Dirty Mind (음탕한 마음)"이다. 여러모로 섹슈얼리티를 매우 염두한 아트워크와 타이틀이라 할 수 있다. 앨범의 곡들은 타이틀트랙 Dirty Mind부터 성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지만,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역시 매우 섹슈얼리티 하다. 밤이 새도록 사랑을 나누자(Do It All Night)는 곡이나 매우 직설적인 비유로 구강성교를 암시(Head)하는 곡, 심지어는 근친상간의 금기(Sister)까지 넘나드는 앨범은 매우 불손하다. 그렇다. 프린스의 대중적인 이미지가 바로 이 앨범에서부터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앨범은 미니멀리즘 펑크를 지향하는 만큼 각 곡의 길이도 그리 길지 않아서 앨범은 30분 내외로 풀앨범치고는 짧은 편이다. 하지만 앨범은 80년대 프린스의 빛나는 전성기의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순도 높은 팝적인 센스와 극강의 Funky 함을 탑재한 본 작은 이전 시대의 슬라이 스톤, 조지 클린턴, 모리스 화이트를 이은 80년대의 Funk Master는 프린스임을 강력하게 어필하는 마스터피스이다.

작가의 이전글 2022년 내게 찾아온 시련이자 축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