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체형 관리의 어려움
아들은 한우가 유명한 동네로 이사를 갔다. 한우는 비싸니 그 옆 마을 지역 명물인 찐빵과 감자떡을 이웃과 나누기도 하고, 헛헛할 때 모락모락 김을 바라보며 아이를 추억했다. 남편이 직장에서 받은 각종 디저트도 냉동실에서 상시 대기상태였다. 달콤함에 대한 경계를 풀면서 안 좋은 습관을 허용했다.
갱년기에는 당뇨라는 기저질환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당의 섭취 비중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습관에 이끌리어 카페에서 가향에 사용된 재료의 이름 뒤에 숨은 액상과당 시럽 음료를 선택하고, 만들 때부터 설탕 범벅인 과일청과 케이크를 비롯한 빵류가 즐겁더라도.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싶어서 선택해 왔던 떡(만두) 국, 수제비, 국수류와 같이 가루를 기반한 음식도. 의식적으로 멀리하려고 애써야만 감소하는 호르몬 영향으로 체형까지 바뀌는 것을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조제와 투약, 상담과 매약에서 받는 긴장감이 있더라도 실수가 많거나, 정치성이 강하거나, 일머리가 없거나, 감정 노동까지 강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덮어주며, 기다려주고, 지혜를 고민하는 과정만큼 힘들지는 않다. 이적이 수월한 면허의 자유가 있어도 용병이 아닌 선교사 모드로 일하는 근본이 문제 같다. 상대방이 고마워하지 않는데, 조직의 효율을 위해 그들의 연약함을 끌어안고 버티는 자아를 잠재우려고 매일밤 야식이라는 ritual을 행했다. 전날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거나, 소화가 너무 되지 않아서 식사를 지나쳤거나, 감정 노동이 힘들었던 날에는 야식이 과했다.
밀가루, 액상과당, 고당도의 과일, 떡 등 혈당 스파이크를 만드는 음식을 먹으면 췌장은 인슐린을 순간적으로 과다 분비하여 혈당을 급격히 감소시킨다. 이런 상황을 위기로 인식한 뇌는 도파민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한다. 반복하면 취식과 도파민으로 강화되는 쾌락적 신호가 연결된다. 위가 비워질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먹거나(음식 중독) 정제탄수화물을 지속적으로 찾는(당중독)다. 이는 나이와 관계없는 메커니즘이지만,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는 갱년기 여성의 몸에서는 보상회로를 더 강하게 추구하게 될 수 있고 [1], 당의 의존을 악화시킬 수 있다 [2].
기분이 좋아지려고 당 섭취를 반복했고, 이론이 맞다고 검증하듯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찾고 있었다. 위가 충분히 비워지도록 기다리지도 않았다. 포만감과 식욕 조절이 관계가 렙틴과 그렐린으로는 조절되지 않는 것 같았다. 출근하며 액상과당이 듬뿍 들어간 음료를 습관적으로 샀고, 마음을 어지럽히는 손님이 다녀가기라도 하면 빵, 떡, 과자 같은 간식을 찾았다. 심지어 자다 깨서 잠을 못 이루었던 새벽에도 음식을 먹었다.
'갱년기라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까 몸이 지방 배치를 하는 중이야. 그동안 너무 근육만 신경 썼어. 이제는 순리를 받아들여.'라며 몸매가 변해가는 것을 놔두려는 반응과 '문제를 알면 해결을 하려고 노력해야지, 갱년기 탓을 언제까지 할 건데?'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려는 목소리가 몇 달 동안 충돌했다.
야식과 이별했을 때의 허탈함을 대체할 묘안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잠깐동안 약했지만 우울증이라는 갱년기의 다른 빌런을 만났기 때문에 외모에 관심을 두지 않고 방치했다.
10km 마라톤을 신청했다. 걷기와 등산을 좋아해도 10분 이상 쉬지 않고 뛰어본 적 없던 초보 러너는 야무지게 '1시간 안에 완주'를 하려고 앱을 켜고 2달 동안 거의 매일 뛰었다. 목표를 달성하고도 흥을 내다가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마라톤 이전에는 zym을 다녔고, 무릎이 나을 때까지는 수영하며 지낸다. 성실하게 운동을 하여도 나쁜 습관이 저절로 끊어지지는 않았다. 가령, 마라톤이라면 케이던스를 높여보기, 또는 LSD를 주당 5km씩 늘려보기 같은 종목 고유성에 관련된 목표라면 운동 자체를 통해 이룰 수 있다. 그렇지만 야식 끊기라는 상관성이 없는 목표를 이루려면, 그 둘 사이를 연결해 줄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하다. 어쩌면 갱년기는 편도체가 애써서 무엇을 해보려는 전두엽을 방해하는 시기라서, 타인의 도움을 적극 받는다면 조금 더 구속력을 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PT선생님이나 동호회의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았다면, 극적인 효과로 이어졌을까도 생각해 본다.
갱년기가 되면 복부에 지방이 쌓이는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줄어들고 있는 여성 호르몬, 당중독 또는 당의존도 증가, 생체리듬의 불균형[3], 운동 부족, 근육 감퇴로 인한 기초대사량 감소[4], 심리적 스트레스성 식이패턴 변화[5]
등의 조합이다. 복합적인 요인들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갱년기에는 다수의 변인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힘들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을 하게 되면서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다. 멈춰야 하는 것에는 단호한 선을 긋고, 좋은 것을 채우도록 스스로를 독려해갈 수 있는 나만의 힘은 어디에서 찾게 될까.
갑자기 시어머님의 말기암 소식에 지난 22년의 기억 창고를 몇 바퀴 돌았다. 그 어떤 순간보다 가장 아프고, 슬프고, 서운했다. 통계보다 하늘이 정해줄 시간을 기대하면서도, 사랑을 표현할 시간이 얼마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어머님만을 위해서 특별식을 만드는 횟수가 늘어갔고.
수습이 안되던 야식 습관이 정리되었다.
고등학교 때 수학은 실력편 정석으로 공부했다. 어려운 문제를 습득으로 기본편은 저절로 학습이 되어서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사랑도 실력편으로 배웠고 지금도 수련 중이다. 하드 한 캐릭터들. 자의로 끊을 수 없는 관계. 오랫동안 참 억울했고 답답했다.
유한한 인간의 한계 앞에 서자, 사랑의 교과서가 신비하고 놀라웠다. 사랑의 순간마다 과거의 감정과 기억이 사라져서도 아니고, 상대의 어떠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지 않았다. 정성을 담는 행함이 이어질 때 상대의 말 안 되는 얘기는 노래로 들리고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기 위해 필요했던 절제력은 기본기로 장착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제약회사 주가를 들썩거리게 하는 GLP-1 유사체 주사제나, 꾸준하게 활용되어 오는 oral 다이어트 약에는 강한 힘이 있다, 한약을 먹고 체형관리에 성공했다는 케이스도 있다. 이 강한 힘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갱년기에는 이런 chemicals의 힘에 기대는 것보다 시간이 걸려도 자기를 진지하게 살피면서 토양에 양분을 주듯 자아에게 사랑을 꽉 채우는 것이 우선 같다.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이 항상 유쾌하고 즐겁지는 않다. 간혹 어려움을 피하려다가 각종 중독이 나타나는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를 돌보는 내면의 힘이 강해지면, 생각에 자유가 확장이 되기 때문에 자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육체와 정서의 건강이 대물림이 된다. 그 자녀와 상호작용을 하는 윗 세대는 성숙의 기회를 얻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런 가정이 많아지면 사회가 성숙한다. 이웃과 함께 그런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다.
[1] Estrogen modulates reward prediction errors and reinforcement learning, Carla E. M. Golden 외 9명, Nature Neuroscience, Vol. 28:2502–2514 , 11 November 2025
[2] Role of estrogen in the regulation of central and peripheral energy homeostasis: from a menopausal perspective, Yier Zhou 외 3명, Therapeutic Advances in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Vol.14:1–22,15 September 2023
[3] Estradiol regulates daily rhythms underlying diet-induced obesity in female mice, Omotola O 외 3인, Am J Physiol Endocrinol Metab, Vol. 317(6):1172-1181, 1 Dec 2019
[4] Menopause Induces Physical Inactivity through Brain Estrogen Receptor and Dopamine Signaling, Nyeonju Kang 외 2인, Korean Society of Exercise Physiology, Vol.32(1):3-10, 27 February 2023
[5] MASLD: Prevalence, Mechanisms, and Sex-Based Therapies in Postmenopausal Women, Ilaria Milani 외 3인, Biomedicines (2025), Vol.13(4): 855, 2 April 2025
다음 편은 갱년기 근육관리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