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의학적 인슐린 저항성 해석
기숙사에는 그들만의 당근거래가 있다. 3학년이 입시가 끝나고 살림을 정리하는 시기가 되면 거래량은 급증한다. 다른 집 아들이 구멍 난 교복을 사 왔다는 제보를 들으며 웃었는데 바로 다음날 우리 집에서 재현될 줄이야.
수술을 마친 바지를 찾자마자 입어보게 했다.
아
풀
싸
허리 버클이 안 잠긴다. 한복인데, 힙도 여유가 없다.
게시된 선배의 키만 보고 냉큼 샀나 보다.
그래, 구멍 나고 지퍼마저 상했으니 입어볼 수 없었?!
살을 빼서 입겠다며 호언(허언으로 들었다)을...
31기 후배를 맞으면 수선비 붙여서 팔라 했다.
구멍 난 바지를 해맑게 구매한 자는 근육이 많다.
19개월 전, 갑자기 홈트를 시작했다.
홈트 시작 한 달 후 상완이 단단해졌다.
몸이 변해가자 흥이 났던 거 같다.
시골학교 1학년은 매일 새벽마다 도복을 갖춰 입고
아침기라는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검도를 1년간 빠지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기숙사에서도 덤벨로 꽤나 땀을 흘렸나 보다.
귀가 주에 서울에 오면 그 짧은 주말에
zym과 수영장을 가서 몸을 풀었다.
문제는 복부. 상대적 지방과다.
소아시절엔 올챙이 D라인이었다.
중학교 교복은 키가 아니라 배둘레에 맞춰 샀다.
혈변의 교훈을 실천하던 시절에는 참 말랐었다.
지금은 건강한 근욱질지만, 복부만 언발란스하다.
편의점이 없는 시골학교에 있는 고등학생들
학원을 돌고 늦게 집에 오는 도시의 고등학생들
야식의 습관은, 고치기 힘들다.
야근하는 뇌가 만드는 허기
공부하다 비어진 위의 외침
고탄수화물 같은 위로자가 없다.
하이(High) 인슐린.
하이(Hi) 복부비만.
"우리말야, 이제부터
헤어스타일, 화장품 말고,
복근 얘기하는 거 어때?
"좋아요! 어떻게 해야 복근이 생겨요?"
"아들아... 살을 빼. 그럼 드러나."
사춘기든, 갱년기든, 방법은 간단하다.
몰라서가 아니라 매일 실행이 힘들 뿐이다.
힘든 것은 애써서 선택해야 하고
나쁜 것도 철저히 피해야 한다.
(아래는 NQNA 약사 학회 강의 자료를 요약하였다.)
미국은 1차 세계 대전에는 참전하지 않았다. 유럽이 전쟁으로 초토화될 때 풍요로웠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에 참여하면서 풍요의 시대에 생필품을 만들던 공장을, 전시 물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전환했다. 기능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을 이것과 유사한 관점에서 해석한다.
인슐린은 우리 몸을 성장하고 번식하면서 동화를 도와주는 호르몬이며, 인슐린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 지속되면 실제 살이 찐다. 혈당을 조절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잠시 차치한다.
몸이 전시 상황이라고 인식할 만한 감염, 기아,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한정된 에너지를 가장 중요한 면역조직에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에너지의 수도꼭지를 잠그는 전략이다. 인슐린 역시 면역조직으로 집중하다 보니 간과 조직, 근육에서 담당하던 세포 안으로 당을 넣는 주 기능이 다운되며 저항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조절 실패라는 질병으로도 볼 수 있지만, 몸이 인식하는 '전시 상황'에서 에너지를 면역 조직에 우선 배분하려는 생존 전략의 결과이고, 세팅된 값이다.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만성염증,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을 관리하지 않아 몸을 '영구 전시 모드'에 가둔다.
몸이 생존 전략상 잠갔던 수도꼭지를 열어서 에너지를 고르게 분배할 수 있게 하여, 인슐린 민감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인슐린을 급격하게 오르고 내리게 하는 음식을 안 먹는 것이다. 책 '설탕을 고발한다'에서는 당의 위험성을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서술했지만, 사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은 서구인들에 비하여 인슐린 분비 반응이 낮음을 기억할 때 우리는 더 조심해야 한다. 정상적인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버린 음식들을 절제하고 식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쌍방의 합의의 절차를 거쳐서 엄마표 코칭의 수위를 올렸다.
사실 특별한 코칭이랄 것도 없다
(복근에) 나쁜 유혹이 올 때 곁에서 No라고 끊어주는 것.
지속적으로 목표를 떠올리도록 말해 주는 정도이다.
부디 4주 후, 복근 장착하고 기숙사로 돌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