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고, 불안해하는, 모든 20대를 위하여
"방황하지 않는 20대는 없다"
여느 때와 같이, 불안한 내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본 유튜브 영상에서 본인의 자리에서 꽤나 큰 성취를 이룬 사람이 한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성공한 사람이 하는 말은 좀 다르게 들렸다. 찬란하게 빛나는 성취를 이뤄낸 그도, 20대때는 지금의 나와 같이 막막했다는 거니까, 방황하고 있는 지금의 나도 언젠가는 그처럼 빛날 수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나에게 묘한 안정감을 줬다.
하지만 그 안정감도 잠시, 유튜브를 끄고 인스타그램을 켜면, 마주하는 수 많은 기쁜 소식들이 다시 나를 불안하게한다. 주위 사람들의 기쁜 소식에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 나를 보며, 불안은 자기 혐오로 번지기 쉽상이다. 작은 희망의 불씨가 세차게 내린 소나기에 무력하게 꺼지듯, 나에게 희망의 순간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다시 머릿속은 불안으로 가득찬다. 찰나의 희망과 불안을 하루에도 몇번씩 겪다, 지쳐 쓰러져 잠이 들면, 야속하게 또 새로운 날이 밝는다. 그리고 또 반복, 반복, 반복. 나의 불안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게 27살 나의 요즘이며, 인정하기 싫지만, 가감없이 표현한 현실이다.
그렇다고 내가 매일 울상으로 다니느냐고? 아니다. 나도 회사에서는 착실하고 재밌는 동료로, 가족에게는 사랑스러운 딸로, 애인에게는 명랑한 여자친구로 살고있다. 현실에서는 이 불안을 내비치기 싫어 안간힘을 쓰고, 이렇게 온전히 홀로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에만 진짜 내가 된다. 그러니 당신은 나만 불안하다는 불필요한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부러워하는 회사에 있는 옆자리 동료 A씨도, 인스타에 주말마다 여행가는 친구 B도, 지하철 옆자리에서 꾸벅꾸벅 졸며 출근하는 익명의 C도,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방황해하고있다. 불안숨기기 대회에 참가한듯, 악착같이 버티던 하루가 끝이나면, 불안을 완화할 수 있는 유튜브를 찾아볼만큼, 당신 옆에 있는 누군가도 방황하고 있다. 그러니 혼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과 같은 불안을 느끼는 동지로서, 내 날것의 일상과 감정들을 써내려가보려한다. 같이 견뎌내볼수 있게, 같이 버텨볼 수 있게, 우리도 언젠간 찬란하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글을 써보려한다.
-당신의 방황에 함께 손을 보태며, 첫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