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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안유 Jul 01. 2021

마을 역량 강화 시작은 마을의 ‘진짜 이야기’ 찾기

성공한 사람들 특징은 

새로운 재능이나 기회를 잡았다는 데 있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 가까이 있었던 기회를 발전시켜왔다

브루스 바턴(Bruce Barton)  

    

최근 농촌 마을 역량강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게 그 마을 안에서 역량을 찾기다. 멀리서 역량 강화 요인을 가져오지 않고 마을 안에서 성공의 씨앗을 찾으면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역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해내는 힘’이다. 역량 강화는 개인, 기업, 공공기관, 마을이 보유한 ‘어떤 일을 해내는 힘’을 더 강하게 만드는 거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 주력하는 마을역량 강화 사업의 핵심은 마을에 잠재된 역량을 끌어내어 더 큰 가치로 승화될 수 있도록 스스로 힘을 길러주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건 <주민>과 마을 정체성이다. 주민이 배제된 역량 강화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마을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면 마을 브랜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을역량 강화의 첫걸음은 마을 자원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마을 만들기의 주체인 리더와 주민의 역량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서 출발한다. 사업계획서를 만들 때 주민 면담은 기본적이고 옛 문헌까지 샅샅이 뒤진다. 마을역량을 외부에서 가져다 부여하지 않고 자체 내에서 발굴하기 위함이다. 브루스 바턴(Bruce Barton)이 피력했던 “성공한 사람들 특징은 새로운 재능이나 기회를 잡았다는 데 있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 가까이 있었던 기회를 발전시켜 왔다”는 말이 우리 농촌 성공에도 꼭 필요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마을 리더 교육이 중요한 이유      


농촌 마을은 전국 어디나 현실이 비슷하다. 젊은 사람이 모두 도시로 나가고 어르신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보니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무슨 사업을 하려고 해도 의욕이 붙지 않아 추진하는 데 애를 먹는다. 그래서 리더 교육이 중요하다. 농촌이 살아나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농촌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인데 애로점이 많다. 교육이라는 게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지 않으니 돈만 쓰고 헛수고만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게 사실이다. 마을역량 강화사업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데 이 첫 단추가 바로 리더 교육이다. 마을 리더는 마을공동체에 대한 이해부터 마을사업 수행을 위한 전문적 기능까지 함양하고 있어야 한다. 또 마을 주민이 마을 만들기 사업의 주인공으로 이끄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마을마다 정서와 문화가 다르고 경제력도 달라서 그 마을에 맞는 맞춤형 리더 교육을 하지 않으면 농촌 활성화 사업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아울러 마을역량 강화사업에는 담당 공무원의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마을 만들기 사업 지원을 위한 공무원의 업무능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사업의 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회사 사업수행 지역은 주민과 마을 리더, 담당 공무원, 이장님 호흡이 척척 맞는 편이다. 물론 어려움은 있다.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거나 의견이 맞지 않아 작은 충돌을 빚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마을 발전을 위해 더 좋은 방향을 찾아간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을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했던 “모이면 시작이고, 같이 있으면 진보이고, 함께 일하면 성공이다”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지평면 송현1리가 역말인 이유      


지평면 송현1리 마을역량 강화사업 중 하나로 <사계절 피어나는 역말 송현1리 이야기> 마을 지도를 만든다. 송현1리는 지평천, 송현천, 흑천 등 세 개의 하천이 마을을 둘러싸고 흐르는 평야 지역이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송정리, 전곡리, 산현리, 여촌리의 각 일부를 합쳐 송현리라 하여 지평면에 편입되었다. <사계절 피어나는 역말 송현1리 이야기> 마을 지도에는 역말 1길에서 역말6길까지 표시되어 있다. 마을 사무장이 오래전부터 송현1리 중심 마을이 <역말>로 불린 건 알겠는데 정확한 뿌리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다시 말해 마을 원천 이야기가 필요한 거다. 외부 방문객이 찾아와 <사계절 피어나는 역말 송현1리 이야기> 마을 지도에 나와 있는 역말길을 물어보면 들려줄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 백번 지당한 말이다. 제안서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모아 두었던 옛 문헌을 풀어서 우선 간략하게 정리했다. 

<사계절 피어나는 역말 송현1리 이야기 지도>

  송현1리 역말 (驛馬)       

송현1리 역말 길 (1길~6길)은 옛 지명 전곡역(田谷驛) 터에서 유래한다. 전곡역은 조선 시대 중요한 역도(驛道- 말이 지나던 길) 중 하나인 평구도(平丘道)가 지나는 길로 역마 관할 기관 평 구도 찰방(平丘道察訪)이 전곡역터에 설치되었다. 평구도(平丘道) 관할 범위는 한양(漢陽)-평 구역-양근(楊根)-지평(砥平)-홍천(洪川)에 이어지는 역로와 평구역∼가평(加平), 한양-양주(楊州)-포천(抱川)-영평(永平)으로 이어지는 역로이다.     

이에 속하는 역은 양주의 녹양(綠楊)·쌍수(雙樹)·구곡(仇谷), 포천의 안기(安奇), 영평의 양문(梁文), 광주의 봉안(奉安), 양근의 오빈(娛賓), 지평의 전곡(田谷)· 백동(白冬), 가평의 감천(甘泉)·연동(連同) 등 11개 역이다. 이 역도는 1894년(고종 31) 갑오경장 때까지 존속하였다.

[출처: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평구도(平丘道)]   

   

이를 통해 지평면 송현리가 조선 시대 역말(驛馬)이 왕래하는 중요한 교통 요충지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역말은 조선 시대 말(馬)이 다니는 큰 도로 중에서 정거장 역할했던 교통 요충지로 송현1리 전곡역터는 역참(驛站)의 최적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역참(驛站)은 말과 마부/관헌 관리/파발 군사 등)이 쉬어가는 곳으로 대개 30리 간격으로 설치되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한참’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요즘 먼 거리를 갈 때 “한참을 간다”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릴 때 “한참을 기다렸다”라고 하는데 지평면 송현1리 역말이 바로 그런 곳이다.   

    

마을 이야기 원천소스는 마을공동체를 활성화 씨앗      


<팩트 보다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 개인, 기업, 마을, 국가의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라는 것이다. 이 책 설명 문구 “평범한 사람은 팩트로 설득하고 현명한 사람은 스토리로 마음을 움직인다”는 카피가 송현1리를 비롯해 모든 마을에 적용된다고 본다. 우리 회사가 진행하는 마을 역량 강화 사업의 중요한 한 축은 <주민의 이야기>와 <마을 이야기 원천소스> 발굴이다. 송현1리 역말 이야기가 송현1리의 브랜드로 확장, 다양한 사업으로 연결되도록 주민 역량을 더 많이 끌어낼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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