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본 것을 의식은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는가
눈이 본 것을 의식은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는가? 개인적 사건 또는 사회적 사건에 반드시 전조가 있었던가? 그렇다면 우리는 사건에 대한 전조를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는가?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의 관점에서 사건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으며, 그 전조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간과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전조와 사건을 연결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우환들, 사건들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뜻인가?
사건에 대한 지젝의 견해에서 놓쳐서는 안 될 점은 인식되는 모든 것은 사건이라는 사실이다. 인식된 모든 것은 조짐이 아닌 이미 사건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인식되는 모든 일들은 진지하게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될 필요성이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이 발생한다. 개인의 삶에서 또는 사회적 삶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들에 대한 이러한 접근이 그 삶들을 어느 정도 변화시킬 수 있는가?
제시한 문제들을 염두에 두고 <지젝의 이데올로기 이론과 헤겔의 의식 이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 게오르크 헤겔(Georg Hegel)의 의식이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지젝의 이데올로기 이론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나의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글의 마지막에서 트라우마(trauma)를 헤겔의 의식 이론과 연결하면서, 그것에 대한 나의 견해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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