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웁다 #7
'내 인생에 과연 봄은 있었던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자신 있게 '그렇다'라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참으로 쓸쓸하다.
내가 그렇게 인색한 사람은 아닐진대,
어째 내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단호하고 매정한 것일까...
한번쯤은, 정말 한번쯤은
그렇게 행복하고 좋을 때도 있었다고
말해주는 것이, 인정해 주는 것이
무어 그리 어렵다고.
봄.
나도 한때는 봄을 참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는 세상이 그렇게 이뻐 보였고,
비록 지금 어깨가 시리더라도
언젠가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내 가슴 가득 하얀 꽃이 만발할 거라고
그렇게 믿었었는데...
지금. 나는 봄을.
그렇게 애써 기다리지도 않는.
그렇다고 봄을 부정해버리지는 않는.
그런, 그런 사람이다.
나는 지금, 봄의 한가운데 앉아 있는 것일까.
아직 채 피지 않은 두 송이의 꽃봉오리를 바라보면서.
과연, 나는 지금 봄을 지내고 있는 것일까.
2008. 3. 13.
2026. 3. 6.
서른일곱, 만으로는 서른다섯의 봄이었다.
그 봄을 지내면서
봄앓이를 많이 했던 듯하다.
누군가 내 삶을 풀어주었다.
내 인생을 계절로 나누어 보았을 때,
나는 거꾸로 계절을 사는 사람이었다.
무난하게 보통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삶을 순서대로 산다.
순서가 좀 바뀌어도
여름, 봄, 겨울, 가을 정도의 삶들이다.
겨울, 가을, 여름, 봄.
내 인생의 계절은 거꾸로 가고 있단다.
신기해서 손글씨로 적어 보았다.
겨울, 가을, 여름, 봄.
적으면서 생각했다.
참 이쁘구나.
나는 가장 예쁜 계절에 죽을 수 있겠구나.
북풍한설.
추운 겨울에 외로이 죽지 않고.
꽃이 피는 어여쁜 시기에
곱게 삶을 마감할 수 있겠구나.
그게 위로가 되었다.
힘이 되었다.
봄은 봄대로 좋다.
여름은 여름대로 좋다.
가을은 가을대로 좋다.
겨울은 겨울대로 좋다.
난 사계절을 사랑한다.
사실은 모든 순간을 사랑하는 거겠지.
그래서 오늘.
또 물어본다.
지금 나는 여름을 살아가는가.
꽃을 활짝 피우고
생의 열정을 태우고 있는가.
이제 다가올
봄을 잘 준비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