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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탱고 May 05. 2022

아르헨티나 탱고

탱고, "지켜봄"이 시작되는 순간.

"저... 탱고가 처음인데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의 질문은 거의 동일하다.


"네. 즐겁게 함께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강습이 시작되면

커리큘럼에 따라 입문자들을 탱고의 세계로 이끈다.

"탱고의 바다"


이때,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되고

누군가는 현실의 차가운 벽 아래

주저 않거나 등을 돌리게 된다.


탱고 입문 첫날부터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느낌.

탱고가 선사하는 그 선물 같은 느낌에

심장이 새롭게 뛰는 사람도 있지만

절망과 좌절을 느껴야 만 하는 순간인 사람도 적지 않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응원이다.


필요로 할 때

누군가가 건네는 작은 응원은

절실한 구원의 힘이 된다.


"처음 뵙겠습니다. OOO입니다"


신입은 자신이 정한 닉네임이나

본명으로 첫인사를 하고

기존 회원은 박수로 환영한다.

 

신입에 대한 관심과 환영은 사실 그때뿐이다.


자신이 버스에

다른 사람이 탑승을 할 때

잠시 쳐다볼 수는 있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자신의 목적지나

생각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과 같다.

신입의 입장에선 이때가 가장 어색하고

힘들기까지 한 순간이다.


누구에게도 강요받지 않았지만

스스로에게조차 낯선 타인이 되어

뻘쭘해지고


능숙해 보이는 다른 사람에 비해

바보처럼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몸뚱이는 한심하고

다들 나만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의 늪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그 순간.


그런 분들에게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바로 요란하지 않은

작은 응원이다.

탱고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기존 회원의 목적지를 향한 안전 운전은

기본적으로 하되

처음 탑승한 한 사람을 위한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당신은 잘하고 있고

충분히 즐길 수도 있음을

말이 아닌, 온몸으로 전해주어야 하며


어느 누구에게도 관심이 더 치우치거나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선생님이란,

이해받는 직업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탱고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탱고의 실력만큼이나 반드시 가져야 할

혹은 가지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마음가짐이 있다.


그런 마음가짐 중 가징 큰 미덕, "지켜봄"


바로 앞에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건

자칫 그 시람을 더 경직되게 만들고

선생님 앞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


그래서 필요로 할 때만 짧고 명쾌하게 가르쳐주고

살짝 물러설 수 있어야 한다.


학생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시간,

성공으로 가는 실패의 계단을 스스로 밟고 올라갈 수 있는 훈련을 통해

탱고 이외에 다른 것도 배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선생님이 실천으로 전해준 "지켜봄"이다.


탱고는 파트너와 가까이에서 추는 춤이지만 거의 마주 보지 않는 시선으로 춤을 춘다.

서로를 바라보지 않지만

서로를 지켜주는 시선의 춤을 추어야 한다.


탱고라는 춤이 시작되는 순간은

누군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는 시간의 시작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탱고는 곧


지켜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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