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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탱고 Nov 29. 2022

젊음과 늙음

탱고는 늘 푸르다

나이 들어간다는 건 추억이 쌓인다는 얘기와 같다. 그래서 지난날의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 곧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다.


사소한 일에 좌절하고 괴로워하면서도 다음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젊다는 것이다. 젊음은 지난 추억보다 지금 하는 것과 앞으로 하고픈 일에 더 몰두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란 세월이 만드는 것이 나이라 생각과 행동에 의해 구분된다.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이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처럼 회자되는 것 또한 그것을 뒷받침하게 된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직업은 나이와 상관없이 나이가 든 사람처럼 행동하기 쉽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려는 사람은 나이가 들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자신의 경험을 믿고 가르치려 들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 가르치는 직업을 가졌던 나로서는 이미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을지 모른다. 단지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려는 힘이 그것을 조금은 늦추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 부딪힐 때 늙거나 젊음은 더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화가 나며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노인의 행동이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순간 좌절하지만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 대처하여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음이 곧 젊음이다.


이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만남을 좋아하고 다양한 관계를 자연스레 만들지만 어떤 한 사람과 지나치게 깊어지지 않는 것이 젊음이고, 이미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관계를 지나온 사람은 저절로 거르고 거른 몇 사람과의 깊은 관계를 가지고 그것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이 나이가 든 사람의 일반적 모습이다.


그래서 젊음은 늘 신선하다. 하지만 때론 책임지지 않는 행동을 하면서 가까운 사람과 주변일에 무관심할 수 있으며, 노인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수 있으나 많은 책임을 자신의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며 죽을 때까지 그것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때론 너무 자신 편향적 사고와 행동을 하곤 하지만 일상이나 사회적 부조리에 과감하게 나서곤 한다.


어떤 나이를 가졌든 중요한 건 똑같다. 어린 나무든 나이 든 나무든 계절을 맞이하며 변하고 또 변한다. 나무조차 그러한데 인간이 되어  멈춘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젊음은 해야 할 이유가 많고 늙음은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게 된다


너는 젊었다. 그러니 나아가라. 그래도 된다.

나는 늙었다. 그러니 나아가라. 그래야 한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살 수 없지만 늘 푸른 소나무를 가슴에 품고 살 수는 있다.


탱고는 누구나 시간에 따른 경험을 쌓게 된다. 비록 훌륭해지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어느 언저리에서 누군가와 탱고를 추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상의 행동이 될 만큼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인간으로서의 나이와 별도로 탱고의 나이를 가지게 된다.


탱고의 나이 또한 젊음과 늙음이 존재한다. 자신의 탱고가 더 많이 보이고 변화를 추구하며 오늘은 좌절하더라도 내일은 또 나아갈 수 있는 사람과 남의 탱고가 더 많이 보이고 변화보다는 현재에 안주하게 되는 순간 늙은 탱고를 추게 되는 것이다.


이는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100년도 더 지난 탱고는 아직도 젊다. 마치 살아 있는 듯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으니 마치 생명을 가진 듯하고 아직도 젊다. 그러니 세계의 모든 이들이 사랑하고 즐기고 앞으로 오는 많은 이들도 또 우리와 같이 그럴 것이다. 이렇게 아직도 아니 영원히 젊어있을 탱고를 즐기려는 사람이 늙어있는 건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탱고는 젊다. 영원히 젊을 것이다. 나는 탱고를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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