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자르러 왔다. 한분이 커트 중이고 한분이 대기 중이다. 머리를 자르다. 이 말은 왠지 하면서도 씀뜩할 때가 있다. 왜 머리카락이라 하지 않고 머리로 표현할까?
줄여진 말일까? 생각했었지만 머리털이라는 뜻을 포함한 말이라 하니 틀리지 않은 표현인 것이다.
머리를 자르다 처럼 탱고 속에서도 이렇게 의문이 드는 말이 있다. "한곡 춰 주실래요" 표현이 틀린 건 아니겠지만 "한곡 추실래요?"라는 말이 더 좋게 들리는 건 사실이다.
머리를 자르는 시간은 왠지 휴식처럼 느껴지곤 한다. 머리카락을 어루만져주고 섬세한 칼날에 잘린 머리카락은 춤추는 듯 날린다. 눈을 살짝 감고 있음 곧 잠들듯 편안한 마음이다.
그런데 오늘 미용사의 손이 바빠 보인다. 평소 사람이 없을 시간을 이용했는데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내가 들어온 이후로도 두 명이 더 들어왔다. 미용사의 손이 바쁘고 옮기는 발도 퀵스텝이다. 미용사의 바쁨에 내 마음이 덩달아 바빠졌다. 아...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