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현실 사이

현지인 친구 과연 사귈 수 있을까요?

by 여행작가 제시쌤

한달살기 가기 전에 상상했던 거 있잖아요.

현지인 친구 사귀고, 영어로 수다 떨고, 카페에서 노트북 펴고 일하고.

아이는 외국인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자연스럽게 영어가 터지고.

인스타에서 보던 그런 장면들이요.

해시태그 #한달살기 #글로벌육아 #엄마도성장 이런 거요.

솔직히 저도 그런 상상했어요.

공항에서 캐리어 끌면서 '드디어 시작이다!' 했거든요.

현실요?

한국 엄마들끼리 뭉쳐서 공동육아했어요.

아침에 만나서 같이 밥 먹고, 낮에 같이 카페 가고, 저녁에 같이 장 보고.

영어보다 한국어를 더 많이 썼어요.

처음엔 좀 그랬어요.

이게 맞나?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어도 되나?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건데?

뭔가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인스타에 올릴 만한 '글로벌한' 장면이 없다는 것도 좀 초라했어요.

근데요, 막상 겪어보니까 그게 나쁜 게 아니더라고요.

새벽 2시에 아이가 갑자기 열이 펄펄 났어요.

40도 가까이.

낯선 나라, 낯선 숙소, 약국이 어디 있는지도 몰라요.

구글 번역기 켜고 헤매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때 단톡방에 "아이 열나요 어떡해요" 올렸더니.

10분 만에 한국 엄마가 해열제 들고 뛰어왔어요.

새벽 2시에요.

본인 아이도 재워놓고 온 거예요.

그 손에 들린 해열제가 얼마나 고맙던지.

육아가 힘들어서 울고 싶은 날도 있었어요.

아이랑 24시간 붙어있으면 미칠 것 같은 날.

한국에 있으면 친정엄마한테 전화라도 하는데, 여긴 시차도 있고.

그럴 때 "오늘 저녁에 맥주 한잔 할래요?" 문자 오는 거예요.

아이들 재워놓고 숙소 앞 편의점에서 캔맥주 까면서 수다 떨었어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그게 진짜 위로가 되더라고요.

다 한국 엄마들이었어요.

현지인 친구요?

솔직히 한 명도 못 사귀었어요.

영어로 수다요?

마트에서 "Thank you" 하는 게 전부였어요.

근데 이상하게 후회가 안 돼요.

오히려 한달살기에서 만난 한국 엄마들이 진짜 재산이 됐어요.

한국 돌아와서도 연락해요.

서로 아이 근황 물어보고, 다음 한달살기 어디 갈지 정보 나누고.

혼자였으면 절대 못 버텼을 거예요.

기대했던 거랑 달랐어요.

근데 현실에서 얻은 게 더 컸어요.

완벽한 영어환경?

글로벌한 경험?

물론 좋죠.

근데 새벽 2시에 해열제 들고 달려와 주는 사람.

힘들 때 맥주 한잔 같이 해주는 사람.

그게 진짜 한달살기에서 얻은 거예요.

그래도요.

엄마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저는 못 했지만, 적극적으로 현지인 친구 만든 엄마들도 봤거든요.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먼저 말 걸고, 동네 맘카페 가입하고, 로컬 클래스 등록하고.

그렇게 현지 친구 만들어서 집에 초대받고, 진짜 그 나라 생활 경험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부러웠어요, 솔직히.

그래서 다음에는 저도 도전해보려고요.

한국 엄마들 인연도 소중하게 가져가면서, 현지 친구도 한 명쯤 만들어보는 거.

용기 내서 먼저 말 걸어보는 거.

8번째 한달살기의 새로운 숙제예요.


� 제시쌤 Tip: 상담할 때 "다 가능해요"라는 말, 의심하세요.

구체적으로 뭐가 되고 안 되는지 꼭 확인하세요.

그리고 현지에서 만난 한국 엄마들, 무시하지 마세요.

그 인연이 한달살기의 진짜 재산이 될 수 있어요.

물론 현지 친구까지 만들면 금상첨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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