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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구 Nov 11. 2021

01. 우울한 사람이 사회 초년생이 됐다.

이러다가는 내가 죽을 거 같아.

내가 중학교 2학년, 그러니까 15살 때 왕따를 당한적이 있다. 내가 왜 왕따를 당해야하는지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부터 청소년 시절의 나는 조직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던거 같다. 내가 속한 곳에서 떨어져 나오니 무시하는 그 눈초리들…. 그것들은 나를 공포에 떨게 했고 그 공포는 서서히 나를 고립된 사람으로 만들었다.

내 생각에는 청소년 시절에 사람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 채 고립된 사람은 타인이 어떤 감정인지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그랬다.


누군가가 나에게 화를 냈을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뒤에서 식은땀이 났다. 그래서 웬만하면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회피형 인간>으로 자라났다.

고등학교, 대학교 갈등이 많지 않았던 나는 당연히 내가 회사생활을 잘할 수 있을 거라 착각했던 거 같다. 하지만 현실과는 다르게 나는 무너져 내려가고 있었다.

회사는 학교와 달랐다. 눈치가 빨라야 했고 억지로 맞지도 않는 회사 분위기를 따라가야 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난 아직도 숨이 막힌다.

항상 퇴근 후에 버스에 서 있을 때면<죽고싶다>라는 생각보다는 <이러다가는 죽겠는데?>라는 생각이 날 집어삼켰다. 그 생각에 대한 감정은 두려움도 걱정도 아니었다. 정말 문장 그대로 내가 죽어버릴 거 같았다.

사람은 너무 힘들면 입 밖으로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힘들다고 말하는 것 조차의 힘도 없었다고 표현을 하면 좋을까?

그 시절의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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