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이 제일 어렵더라

오늘도 어렵다

by 효롱이

서툰 기술자가 연장부터 탓하겠다.

난 글쓰기에 관해 쓸 때 제일 어렵다.

부끄러워 변명부터 하겠다. 브런치 합격이 11월 9일부터 86일째다.

현재 발행글 69개, 발행 후 마음에 안 들어 취소한 글이 20개다. 다른 곳 글도 쓰지만 제외하더라도 브런치만 89개를 썼다. 거의 3달째 매일 글을 올렸다는 말이다.

자랑하는 말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름대로 노력은 했다.


서툰 망치질이라도 치다 보니 감은 온다.

이 주제가 쓰기도 제일 어려운데 관심도 못 봤는다.

글쓰기 관련 테마까지 있는데, 브런치 작가로 관심을 받는 에디터 픽이나 인기글로 올라간 것은 잘 못 봤다.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이 동네에 우리가 제일 관심 있는 주제는 뒤편에서 뻘쭘하게 서 있다.

뭐 알지만 연연하기보다 적고 본다. 그게 글쟁이의 본능인지 습성인지 모르겠다.

개똥도 쓸 때가 있다고 내 똥글도 도움을 주고 싶다.

처음 이 계통(?)으로 글을 쓰는 작가라면 반응이 없어도 실망하지 마라. 당신의 글이 문제가 아니니. 어려운 판에 들어왔을 뿐이다.


말은 본능이니 뭐니 말했어도 아무 생각 없는 글은 없다. 글이란 것이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저런 경험도 말해줄 겸 그간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최근 생각을 한 게 난 글을 쓰기만 했지 고민은 안 했구나!이다. 그러면 매일 3달 동안 글을 적으며 고민하다 느낀 세 가지를 말해보겠다.


첫째,

글을 쓸 때 내 펜 위 종이보다,

종이 너머 독자의 눈을 마주 보자


나는 이것을 잊고 내 글에 빠져 있었다.

먼저 독자의 눈을 보면 얼굴 윤곽이 잡힐 것이고 누구한테 적는지 알 수 있다.

내 글을 보는 눈이 어린 친구인지, 또래인지, 어르신들 인지 안다면, 맞춰 적을 수 있다.

의도한 타깃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없고 손이 가는 대로 적고 있다면 펜에 홀리게 된다.


둘째,

어떤 장르의 글을 쓰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정하자


사실 첫 번째와 비슷한 이야기일 수 있다. 내 글에 매몰되지 말고 외적인 테마를 생각하자는 말이다.


쓰면 쓸수록 픽션과 논픽션이 아예 다른 글이다.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적다 보니 정말 사는 차원이 다른 정도다.

호흡하는 법(문장의 길이) 비유나 표현법. 행동과 상태, 생각과 느낌을 넣는 비율이 완전히 다르다. 그냥 글이란 재료로 만드는 다른 음식이라 생각하는 게 편하다

여기서 더 놀라는 것은 픽션 중에서도 대중소설과 문학소설의 차이, 논픽션 중에서도 문학적인 에세이, 대중 에세이의 차이도 전자만큼 크다. 이렇게 세세하게 들어갈수록 글이 어려워져 방향성을 잃을 정도.

요즘 간결체가 유행한다는데 내가 분류한 것 속에서도 간결체의 모습도 달라진다.(이것은 배운 게 아니라 그냥 느낀 것이라 틀릴 수도 있다. 단지 내 느낌은 그렇다)



셋째.

다작은 중요하지만 매일 쓰는 것이 정답만이 아닐 수도 있다.

피천득의 오월이란 글이 아름다운 것은 기다림이 길어 성숙한 글이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다작은 분명 중요하다. 느끼는 것도 많다.

하지만 전업 작가도 아니고 시간을 쪼개서 글쓰기를 매일 배출만 하니 감정과 실력이 여무는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 그래서 매일 쓴다는 강박을 벗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충분히 시간이 많아 생각과 훈련, 공부와 쓰기를 매일 한다면 제일 좋다.

난 그것이 어려운 나 같은 사람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런 글을 적고나면 항상 부끄럽다.

난 누군가에게 가르칠 내공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생각을 나누려 적은 글은

가르치려는 글 같아져서 적고 나면 심히 작아진다.

(아까 발행 취소된 글들 20개가 거의 글쓰기 관련 글인 것도 이런 이유다. 이 글도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마지막에 한 번 더 말하겠다.

내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즐기는 글쓰기 공간에서,공감하는 누군가를 만나는 감동에 또 한번 생된 글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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