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너를 축하해

#6 잘 놀기 위해 집을 구했다.

by 효롱이

잠에서 깼다. 시간은 5시 20분. 샤워를 하고 대충 말린 다음 6시쯤 지하철로 갔다. 거리가 꽤 돼서 가끔은 이렇게 나간다. 아침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나 어둡다. 밤과 새벽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곧 빅뱅처럼 햇살이 떠올라 어둠을 가르며 세상을 창조하겠지.

난 검은색 곰처럼 색이 똑같은 점퍼와 바지를 입고 지하철을 탔다. 녹색 바닥이 형광등에 비쳐 바닥에도 불을 켠 것만 같다. 뛰어들면 저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 몽롱한 기분이다. 이른 주말이라 아직도 지하철은 텅 비어 있다.

난 한쪽 켠 자리에 앉아 독서모임 단체톡을 봤다. 내가 없는 곳에서 고민들이 눈처럼 쌓여 있었다.



1 퍼는 무료해한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이.


둥둥이는 지쳐있다.

주말까지 일에 허덕이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이 월요일과 같은 날이

계속되고 있는 그녀.


무료, 외로운, 피곤함...... 이런 감정이 밀어닥칠 때는 터널에 혼자 앉아 있는 것만 같다. 아무도 없고 불도 켜지 않고, 광부처럼 의미 없는 땅을 파고 있다고 생각될 때도 있다.


뭐 나라고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없겠나.

오늘처럼 주말에 새벽처럼 나가고 내일도 밤을 새울 하루가 예정되어 있으면 힘 빠지기 마련이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매일 말했던 그것을 꺼내려 노력할 때다.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꺼내 손전등을 비춰 나의 감정이 아닌 것들을 비춰야 한다. 책을 읽으며 이야기했던 수많은 생각들. 그것에 답은 있다.


현재를 소중히 생각하자

내게 감사함을 찾아보자


잘 되지 않겠지.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노력이란 말이 쓰일 때가 지금이다. 즐거울 땐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감정이 밀어닥칠 때 감사함을 찾는 연습. 그것이 능숙할수록 행복한 사람이 되고,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다.


피식. 마스크 아래로 방금 난 웃었다. 내게도 힘든 일들을 혼자 쓰는 글이라 너무 젠체하며 늘어놓은 것만 같아서..... 하지만 그렇다 해도 난 다른 정답을 생각할 수 없다.


그럴 때 지금 나처럼 글을 쓰는 것도 좋다.

글은 과거라도 항상 현재진행형으로 남는다. 시간을 박제해서 책에 진열해 놓는 느낌이다.

언제든 읽어서 추억 전시장으로 들어가 에너지가 제일 넘칠 때 나를 만날 수 있으니 좋은 취미 중 하나다.


자신의 내면의 모습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림으로 그리면 아지랑이처럼 흐릿한 모습일 것이다. 때로는 넘치는 붉은 색감을 지니기도 하고 때로는 이 밤처럼 칠흑 무채색을 띠기도 한다. 그래서 밝은 나의 내면을 남겨 놓았을 때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아침이 되니 기분이 너무 말랑해졌나 보다.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었다.



그럼 나의 내면에도 집중해 볼까

효롱은 요즘 여러 생각을 한다.

그중에 제일 많이 생각하는 것은 걸음마를 시작한 아지트. 해운대 독서살롱 하우스다. 더 중요한 일도 있고 복잡한 문제도 있지만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니까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아직 여름은 안 왔지만 에어컨도 계속 생각하고 있고, 가스비가 올랐는데 난방비가 얼마 나올지도 궁금하다. 도전은 우리를 달리게 한다. 이렇게 새로운 숙제들을 계속 주니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힘들 때도 많다. 내가 이걸 왜 했지?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처음 말한 것처럼 이런 생각에 매몰되진 않는다. 언젠가는 이 또한 추억이 될 것이다. 신기하지 않나. 막상 즐기기에는 편안한 패키지여행이 좋은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것은 비 오는 날 걸었던 그날처럼 고생했던 여행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힘든 오늘은 미래 나를 위해 선물을 만들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난 새로운 공간이 생기니 이전에 못했던 많은 것들을 했다. 평일 낮에도 모임을 해봤는데 결국은 한 명이 참석해 조촐한 모임도 해보고, 글쓰기 모임을 해보고 싶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사람이 구해지지 않아 아직 못하기도 했다. 많은 것을 시도한다고 이처럼 항상 잘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살롱하우스는 막 깬 새끼오리처럼 뒤뚱뒤뚱 계속 걸어 나갈 것이다.

우리 모임 사람들도 일렬로 늘어서서 따라

걸어갈 것이다.


행복을 느끼며 걷자.

더 성숙한 장소로 걸어가자.





1부는 브런치는 아래 브런치북로 엮었으며

우리 동네 수상한 독서모임이 있다

현재는 2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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