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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롱이 Jan 03. 2023

어느 독서모임의 2022년 송년회

(백 년 전 오늘, 천년 전 오늘이 같은 것들)

별이 지면 해가 뜬다

백 년 전의 오늘도 그랬다

천년 전의 오늘도 그랬을 것이다.


채워지면 끝맺고 다시 시작하는 것은 필연이고,

우리는 2022년을 보내고 2023년을 시작하려 한다.


나는 고민 중이다. 좋은 끝맺음과 좋은 시작을 하기 위한 생각. 사실 나 혼자만의 준비라면 이 처럼 침대에 쭈그리고 앉아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비 맞은 고양이처럼 하얀 침대 커버가 닳도록 가끔 발도 슥슥 문지르며 고뇌 중이다.


"어려워 진짜. 난 아무 준비도 안되어있는데."

머리가 헝클어질 정도로 박박 긁으며 혼잣말을 했다.


이제 우리 독서모임도 4년 차가 넘어가니 규모가 커졌다. 나와 운영진들은 큰 욕심이 없다. 행복하게 책을 보며 같이 살아가기 위한 모임일 뿐이니. 그래서 굳이 인원을 늘리지 않고 제한하고 있으나 점점 회원들이 익숙해지다 보니 송년회를 최소 인원으로 해도 20명이나 되었다. 하다 보니 거창하게 호텔 공간도 이미 대여했다. 엎지른 물 정도가 아니라 이미 들이부은 물이다. 노빠꾸 오직 우리에겐 직진만이 남았다!!


우리 독서모임 해운대 독서살롱 단체톡을 봤다.

"와 송년회 장소 너무 멋져요."

"해운대 독서살롱 좋은 곳이에요. 올 송년회도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될지 기대돼요."

이런 말들이 도배되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한 겨울에 누가 등 뒤에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느낌이다.


낯선 이 3명만 모여도 기 빨린다는 내가 20명을 앞두고 4시간 동안 진행해야 한다니!!! 이 또한 즐거이 맞이하려 노력해 보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말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고통과 고민은 사실이지만 행복하다. 처음에 쓰려했던 독서모임 이야기도 올해 시작했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더 많이 생겼다. 내가 욕심이 많아졌나 생각하다 그건 아니었다. 단지 꿈이 많아졌고, 그 꿈에 맞추어 행복의 크기도 늘어났다.


참 꿈같은 2022년이었던 것 같다.

맞다!! 꿈!! 꿈 이야기를 나누자

난 송년회의 주제를 정하자, 스스로의 올해의 꿈 하나가 떠올랐다. 나는 올해 우리 해운대 독서살롱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것을 실행하려 이전에 적은 글들을 모아봤다.

나와 분홍, 반초, 둥둥 그리고 끝으로 책이야기 하나가 있었다.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다 내게 너무 소중한 기억이자 경험들이었다.

난 2023년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 못다 한 이야기는 토끼에게 미루고 1부를 마무리하려 한다.


에머슨이 말하길 명장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였다고 했다. 사실 글의 구체적인 모습이 변한 것도 사실이며 내 보기에도 어설픈 것들이 많다. 하지만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마지막 인사드리려 한다.

나의 글쓰기, 모임의 책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발전할 것이다.

그 속에 여러분도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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