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놀이의 여유로움과 먹고 쉬고 수영의 반복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케코바 데이 투어 중이다.
점심으로 생선과 치킨을 선택해서 맛을 보았는데 생선이 치킨보다 부드러웠고 비린내가 없어서 생선을 더 맛있게 먹은 것 같다. 튀르키예에서 먹은 생선은 거의 비린맛이 없이 생선살이 부드러워서 비린 맛을 때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구글 맵상의 케코바 섬을 한 차례 본다음 우리는 정박이 가능한 섬에 들어가서 한 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가졌다. 케코바 투어에서 방문한 섬인데 나는 모두 케코바 섬으로 지칭하고 있다. 이름을 외우기도 부르기도 좀 어려운 이름들이므로 대충 안탈리아 > 카쉬 바다 앞 섬들이라고 생각하자.
섬은 선착장으로 들어가서 오래된 성에 방문하는 체험과 섬안에 있는 음식점, 카페, 잡화점 등을 방문할 수 있는 규모로 아주 작은 규모였고, 놀만한 거리도 그렇게 많지 않은 곳이었다. 우리는 구석구석을 찾아 들어가 바다가 잘 보이는 좋은 뷰를 가진 앵커 카페라는 곳에 들어갔고 튀르키예식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는데 한 스쿱에 60TL 정도 했던 것 같다.
우리는 카페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한 입씩 나눠 먹으며 풍경을 바라보거나, 먼 바다를 보면서 옛 흔적들에 대해 떠들고 바다에 둥둥 떠있는 관광객에 대하여 상상하는 시간을 가지며 한 시간 동안 편안히 쉴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맛을 논하자면 정말 그 이름대로의 맛을 직접적으로 구현해 놓은 맛이었는데 이 앵커 카페(Anchor Cafe)에는 3가지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레몬, 복숭아, 피스타치오. 우리는 레몬과 피스타치오를 주문했다. 레몬은 레몬을 씹는 것처럼 새콤해서 한 입 넣자마자 눈이 찡그려지는 맛이었는데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게 아니었다 적당히 달콤하면서 새콤하게 입안을 때려주는 맛이 아이스크림이라기 보단 생과일에 가까운 감각이었다.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도 적당히 달콤하며 고소한 맛이 강력했는데 입 안에 계속 씹히는 피스타치오 갈아 넣은 것들이 입안에서 아작아작 씹히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아이스크림을 정말 잘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마그넷을 사러 갔는데 안탈리아의 마그넷이 조금 다른 점이 있었고 이 근처인 카쉬, 케코바, 근처 동네인 칼칸 등 전부 비슷한 마그넷에 지역명이 써져있는 장소에 손으로 카쉬 혹은 케코바 라고 적어놓은 비슷비슷한 마그넷만 팔고 있어서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케코바 투어에서 들린 섬에서는 마그넷 하나에 대략 40TL~120TL 정도에 판매가 되고 있었는데 우리는 낱개 하나를 50TL 정도 주고 구매해왔다. 마그넷을 사서 집 냉장고에 붙여놓는 게 여행의 묘미처럼 되어버려서 이번 튀르키예 여행에서는 3개 이상의 마그넷을 사온 것 같다.
섬에는 방문할 수 있는 고성(오래된 성)이 있는데 튀르키예에 있는 많은 관광지들의 입장료가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다. 평균 15유로에서 비싸면 60유로 등 튀르키예 화폐를 받는 것도 아니며 비싼 입장료를 받아서 이스탄불에서는 거의 입장료가 있는 곳은 앞에서만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섬에서도 우리는 성을 방문하지 않고 그냥 곳곳을 걸었는데, 걷다 보면 보이는 풍경이나 잔해 같은 것들이 고즈넉하게 보여서 오히려 이런 사진이 더욱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우리는 다시 섬 투어를 마치며 배에 올라 타서 투어의 후반부를 즐기기 위해 휴식을 취했다. 물놀이는 꽤나 체력 소모를 많이 가져오게 해서 섬 구경을 하고 배에 오르자 점심을 먹은게 까마득한 예전일 같이 느껴져서 챙겨 온 간식을 꺼내먹기도 했다.
튀르키예 마트나 슈퍼마켓에 가면 간단한 간식거리로 크로와상에 잼이나 쵸코, 누텔라 같은 것을 넣어서 다양한 브랜드에서 팔고 있는데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7Days를 구매해서 챙겨왔다. 달달하고 고소한 맛으로 간단하게 챙기기에 정말 좋은 간식거리였다.
우리는 간식을 먹고 계속 둥둥 떠다니다가 들리는 섬이나 수영 포인트에서는 꼭 한 번씩 물에 들어가서 몇 십분씩 수영을 하고 배에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이쪽 바다는 정말 투명하게 파랗거나 짙은 파랑의 색을 가지고 있었는데 짙은 파랑의 경우 수심이 깊고 아래가 보이지 않았고 투명한 파랑의 경우 수심이 약 20m 정도에 밑에 돌, 바위가 조금 있어서 간혹 물고기들을 조금 구경할 수 있는 수준의 바다였다. 몇몇 사람들은 거북이랑 같이 헤엄을 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렇게 둥둥 떠 있는 시간이 돌아가게 되면 분명 그리워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넉넉하게 수영을 하는데 오후 시간이 지나면서 4시를 넘어서자 조금씩 조류가 세지는게 느껴졌다. 오리발을 착용하지 않고 체력이 좀 빠진 상태로 맨몸 수영을 하려고 하니 앞으로 나가는게 점점 힘들게 느껴져서 나는 약간 '이러다가 죽을지도 몰라'하는 기분에 간신히 헤엄쳐서 배위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조류가 더욱 급해지니 꼭 이점을 알고서 입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