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내기

by 수아

이번 여름, 나는 나를 이루는 것들과 잠시 이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 길게 느껴질지, 예상외로 빠르게 지나갈지 모르는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무려 시차가 15시간이나 나는 캐나다로 떠날 예정이다. 비록, 가장 가까운 친구 한 명과 함께 떠나지만, 당연한 듯 사랑해 왔던 수많은 것들과는 잠시 안녕이다.


아마 나는 그곳에서,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뜻밖의 사랑을 내 마음속에서 찾을 수도 있고, 부풀려 있던 사랑을 펑, 하고 터뜨리는 일도 있겠지. 내가 기대하고 있는 삶과의 분리는 이런 것이다. 왜곡된 사랑들에게 제 자리와 크기를 찾아주는 것.


오랜 꿈이었다. 내가 살면서 지켜온 모든 기준을 벗어나보는 것. 나를 강박과 불안 속에서 살게 만드는 기준을 어기는 것 말이다. 물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녀온 후의 나도 그저 나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애쓰며 사랑하던 것들의 자리를 의심 없이, 마음 편히 지킬 수 있게 되는 것 또한 어떠한 성취가 되겠지.


가장 싫어하는 뜨거운 계절이 두 번 돌아오는 동안 나는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어떤 것을 지키고, 어떤 것을 잃게 될까.






작가의 이전글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