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일하시는 엄마 사무실 상가의 문구점 옆에서 탁구를 치던 때가 생각나서 신랑과 아들을 설득하여 들어가 보자 하였고, 난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탁구채를 흔들어댔다. 물론 초등학생 때의 나의 신체조건과 많이 달라진 40대 아줌마의 신체조건이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팔이 기억하고, 채를 쥔 손가락과 손바닥이 기억하고 있어 신나게 탁구채를 흔들어댔다.
아들은 엄마랑 아빠랑 신나게 치는 모습을 한참 지켜보더니 본인도 해보겠다며 탁구채를 건네받고는, 처음 해보는 것이 재미있었던지 핑퐁핑퐁 재미있다며 신나게 쳐댔다.
그 이후로 우리 식구는 여행을 갈 때마다 숙소에 탁구대유무를 확인하게 되고, 다른 도시를 가게 되는 일이 생기면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무인탁구장을찾게 되었고, 그렇게 한 번이 두 번, 두 번이 세 번이 되어 오늘도 처음 찾았던 그곳 무인탁구장에 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