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론칭하며...
오늘도 하이킹이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꼬박꼬박 챙기는 아침 산행. 마음이 힘든 요즘 비타민을 챙겨 먹듯이 산에 오른다. 올해는 캘리포니아에도 제법 비가 왔다. 것두 폭우로 꽤 자주. 나의 최애 트레일은 폭우로 인한 훼손이 심해서 복구기간 동안에 산행 불가가 되었다. 그래서 오늘 새롭게 개척한 트레일... 고즈넉하니 맘에 든다. 이 트레일에도 폭우로 인한 흔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로 인해 패인 길들이 쭈욱 이어저 있다.
물고랑 자국이 선명한 길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서 드는 생각. 아이의 성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자신의 힘으로 땅을 파 해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 부모는 에너지가 축척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물 흐르는 방향을 봐주고, 길을 만들며 흘러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을 주는 것. 무엇보다도 때때로 그 물줄기에 함께 올라타서 신나는 모험에 동참해 주는 것.
아이와 함께한 지난 13년은 이런 흥미진진함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그로 인해 나는 새로운 많은 것들에 눈을 뜨게 되었고, 아이가 아니라면 평생 해보지 않았을 것들에 꽤 익숙한 사람이 되었으며, 가보지 못했을 곳들을 방문하고, 꿈꾸지 않았을 많은 것을 이루는 상상을 한다.
"In the end, we'll all become stories."- Margaret Atwood 별반 특별할 것 없는 초동급부의 삶을 살아오고 있지만 이런 삶도 기록하고 싶었다. 지난날의 추억, 지금의 일상, 그리고 저 언덕 너머로 영차!하며 길을 내고 있는 아이의 물줄기를 따라 동행하는 여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