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른 나라이름이 들어간 수학 문제집을 구매했다.
육아선배인 친구가 추천하기도 했고 마침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가 있어서 별 망설임 없이
빠르게 구매했다. 지금 구매해서 조금씩 천천히 한 권씩 풀어나가면 딱일 것 같았다.
이번 여름방학 때 조금이라도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은 엄마 마음에 슬쩍 아이에게
수학문제집을 풀어보자고 했다. 많이도 아니고 하루에 한쪽 씩 만이라도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혹시라도 지금 수준보다 좀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흥미를 잃고 싫어할까 봐 내심 걱정했는데
책의 앞부분 내용은 얼핏 봐도 7세 아이 수준에 쉬워 보였다.
요즘 수학이 좋다고 말하는 아이여서 재밌다며 풀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생각일 뿐. 아이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엄마, 여기는 한국인데 왜! ㅇㅇㅇ수학을 풀어야 해?"
"난 이거 풀기 싫어"
딱히 아이의 말에 대꾸할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나라 수학교육이 좋으니까..."
"그래도 싫어 그리고 재미없어"
재밌는 기준이 뭔지 잘 모르겠다. 기존에 했던 워크북들과 난이도가 크게 차이 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기초적인 부분이라 훨씬 쉬었다. 일단 싫다는 걸 계속 강요할 수는 없고 문제집은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났다.
슬쩍 아이의 기분을 살피며 "우리 ooo수학 조금 해볼까?"물으면
"하기 싫어"라고 말한다. 여전히 단호하기만 하다.
다른 나라 이름이 들어간 수학이 그렇게 싫은 일인가...
시작은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점점 물음표가 커진다.
"그래 그럼 다른 수학 문제집 하자"
"그것도 싫어"
이쯤 되니 그냥 공부가 싫은 게 아닌가 싶어 진다.
길고 긴 여름방학 집에서 공부습관을 만들어 보려던 나의 계획은 자꾸만 실패하고 있다.
오늘도 열심히 놀고 또 놀고 수학과는 먼 하루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