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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쓰다 Jun 27. 2024

말이 많은 것도 유전일까? 전염일까?

내 이야기 좀 들어줘

"내 이야기 좀 들어봐."

"나도 말 좀 하자."

"내가 먼저 말할게..."

우리 집은 세 명이 사는데 그중 두 명이 말이 많다.

동시에 사운드가 겹쳐서 때로는 중재가 필요하다.


평소 신랑은  나에게 말이 많은 편이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대화의 주제도 다양하다.

오늘 있었던 일, 뉴스 관련이야기, 요즘 핫한 이야기...

회사에서도 그런지 물으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말 안 해, "

함께 밖에 나가봐도  여기저기  말이 많은 것 같지 않다.

간혹 집에 오면 말이 없다는 남편들도 있다는데 미주알고주알 다 말해주는 신랑에게 만족하며 지냈던 거 같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며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아이도 말이 많다.

"엄마, 엄"

때로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많이 알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이가 즐겨 보는 캐릭터들의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고 지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신랑 한 명과는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하기 힘들지는 않은데.... 말 많은 둘이 동시에 할 말이 있으니 때론 힘들다.


신랑과 아이 둘이서 실컷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 좋을 텐데

말 많은 둘이 서로 본능적으로 피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ㅋㅋㅋ


서로 이야기를 하겠다며... 왜 내 이야기 안 들어주냐며, 나도 말 좀 하자며... 유난히 말이 많은 어느 날은 순서가 필요하기도  한다.

오고 가는 대화 속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진다.


말 많은 둘 사이에 있어서일까?

나도 요즘 말이 많아진 것 같.

"엄마. 내 말 좀 끊지 마."

아이의 말에 아차 싶다. 나도 모르게 내 할 말이 먼저 입 밖으로 나오나 보다.  


결국 우리 가족은 말 많은 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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