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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쓰다 Jul 04. 2024

외래진료비는 1,200원입니다.

6개월 만에 대학병원 진료가 있는 날이다.

지난주 미리 피검사를 해놓았고 그  결과와 함께 진료를 봐야 한다.

원래는 초음파 검사도 함께 했어야 했는데 전공 파업 관련으로 초음파 검사가 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기존  검사 수치들이 안정적이어서 우선 피검사만 하기로 했었다.


병원 가는 날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고 마음 한편이 무겁다. 괜찮겠지? 별다른 거 없겠지?

갑상선암 수술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

아직은 검사와 진료가 긴장되고 걱정된다.


진료 예약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해서 먼저 진료비 계산부 터한다.

내가 결제한 금액 1.200원.

요즘 내가 즐겨 먹는 초콜릿 값보다도 저렴한 금액이다.

원래  외래진료 시 2만 원이 넘는 금액이 발생하지만 암 환자 산정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년까지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 앞으로 3년 정도는 검사비와 병원비의 부담은 없다.


다행히 진료 대기가 길지 않아 빠르게 내 차례가 돌아왔다.

피검사 결과도 별다른 문제 없고 복용 중인 약도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진다.


 6개월 뒤  검사와 진료 예약만 하면 되는데 다음번에는 검사 항목이 많이 늘어난다. 2년이 넘은 시점이라  CT와 골밀도 검사가 더 추가된다고 한다.

수술 전 했던 검사들이라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알고 있어 검사에 대한 걱정은 없다.


진료는 빠르게 끝났는데 다음 검사 예약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렸다. 검사와 진료 예약을 모두 마치고 처방전 발행과 함께 서둘러 병원 밖으로 나간다.

이상하게 병원은 들어가는 순간 빨리 나가고 싶어진다.


약국에서 210일 동안 먹을 약을 받는다. 지난번과 동일한 씬지로이드와. 비타민D. 수치가 낮아 추가로 처방받은 약.


이제 다음 검진까지 잘 챙겨 먹기만 하면 다.

아프지 않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원망은 하지 않는다. 나에게 일어날 일이었구나 하며...

암 진단을 받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는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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