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문 DaaMoon Dec 26. 2022

할 줄 아는 말

日本語わかってますか?

오사카, 간사이 공항.

처음으로 느낀 감각은


'어후~ 왜 이리 덥노?, 꿉꿉하다'


에어컨 빵빵한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자마자 습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며 내 첫 일본방문을 환영해 주었다. 습한 공기에 취약한 나는 바로 온몸의 땀구멍을 열고 물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손부채질을 하면서 사전에 예약해 둔 교토로 가는 택시를 탔다.


내가 교환학생으로 간 대학교는 교토공예섬유대학교로 일본어로는 京都工芸繊維大学라고 쓴다. 학교 간의 협정으로 간 것이라서 그랬는지 내가 일 년간 지내는 동안, 머무를 기숙사와 소속 연구실까지 마련해 주었다.


2005년 12월에 찍은 학교 풍경, 12월 초엔 아직도 단풍이다.


그렇게 학교에 도착하고 연구실로 안내를 받아 들어서자마자, 언어의 장벽 그 제1관문에 봉착했다.

자기소개. 한국말로 해도 어색한 자기소개이지만 그렇기에 이름과 소속으로 끝내버리는 그 말을 쏟아낼 차례였다.


다행히도 자기소개는 연습해 뒀다. 일본어 조금 배운 분이라면 다 아실 것이다.



私は〜です。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와타시와 ~데스, 요로시쿠 오네가이 시마스)


짧은 두 문장, 그 말이 다였다. 아는 최대한의 문장을 구사한 나는 그 이상의 말을 잇지 못하고 그렇게 입을 닫았다. 문제는 입을 닫고 있는 나에게 추가 질문이 나온 것이었다. 나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곤란한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질문은 전공이 무엇이냐? 한국 어디서 왔냐? 등등이었을 테지만 그저 '으흐흐'하면서 곤란한 웃음만을 얼굴에 띄고 있었던 거 같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첫날은 쓴 기억을 남긴 채 끝이 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갈 사람이 없는 대학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