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문 DaaMoon Jan 09. 2023

무서웠던 일본의 물가

物価が高すぎる

내가 일본으로 유학을 한 2005년 가을은 아직 한국보다 일본 물가가 한참 비쌀 때였다. 

2023년 1월 현재, 우리는 일본에 여행을 가면 '싸다'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자장면 값이 2005년에 3500원이고 지금은 6500원 정도 하는 것을 보면 물가가 얼마나 가파르게 올라왔는지 알 수 있다. 환율 자체만 보면 2005년에는 100엔이 800원~900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할 때여서, 지금 950원 정도 하는 것과 그다지 차이는 없다. 하지만 당시 일본 물가가 우리나라 지금 물가와 그다지 차이가 없었으니 18년 전에는 한국의 2배 정도 했다고 보면 된다.


2022년 11월에 간 일본 물가. 내가 좋아했던 유키지루시의 고히(雪印コーヒー, 왼쪽에서 두 번째)는 2005년에 비해 10엔 밖에 안 올랐다.


그런 상황에서 나도 유학생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헝그리 정신을 두 눈에 장착을 하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콘비니(コンビニ, 편의점)는 당연히 가지 않았고 가더라도 삼각김밥이나 도시락(弁当)을 살 때만 갔었다. 식자재를 살 때도 집에서 좀 멀더라도 좀 더 큰 슈퍼에 가서 빨간 글씨로 세일 중이라는 태그를 찾아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내가 자주 가던 대형슈퍼는 이즈미야였는데 언젠가 한번 다루어 볼 예정이다). 


그렇게 해도 슈퍼에 가서 뭐를 쥐더라도 다 후덜덜덜이라 정말 꼭 필요한 것 말고는 거의 사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치품으로 꼭 사던 것이 사진에도 있는 유키지루시 커피(雪印コーヒー)나 글리코 마일드 카페오레(glico マイルドカフェオーレ)였다. 지금은 110엔이지만 그때는 10엔이 싼 100엔이었다. 원코인으로 500ml에 양도 많아서 작은 컵에 한 컵씩 먹으면 3-4일 정도는 먹을 수 있었다. 유학생들이 다 그렇지만 주머니는 작은 데다가 그것조차도 채워지지 않는 사정이다 보니 이런 사치품을 한 입 먹으면 그 달달함이 비교할 바가 없었다. 지금 한쪽에 만원씩 하는 조각케이크 보다도 더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얼마 만에 타는 자전거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