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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지 그랬어?

나는 불편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by 다문 DaaMoon

"얼마 전에 회사에서 기분이 나쁜 일이 있었어."

"무슨 일이었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처음부터 다짜고짜 반말이더라고."

"개념 없는 사람이네..."

"그치? 내가 언제 반말 쓰라고 했나, 인간들이 말이지. 참나..."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기분은 나빴지만 많이 볼 사람도 아니고 해서 그냥 넘겼는데, "





정말 그렇다. 난 왜 그런 말이 안 떠올랐을까? 난 왜 나중에 집에 와서야 그 일이 반복적으로 생각이 나고 또 열을 받는 건가? 아~~ 정말 그렇게 따지고 들었어야 했는데....


인생에서 이런 일이 많은가? 그럼 당신도 나와 같은 부류이다. 앞에 대화 내용은 그나마 낫다. 때로는 생각 생각에 집에 가서 발을 동동 구르며 점점 열은 올라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애꿎은 인형에다 화풀이할 때도 있다. 그것도 부서지지 않는 것이 확실한 애만 잡아서 괴롭힌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사람들을 가린다. 그 가려진 사람 중에 나는 좀 아쉬운 그룹에 들어있는 것 같다. 경험상... 이마빡에 '막대해 주세요'라고 써 놓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고는 와서 상처를 남기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라진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내가 아무 말도 안 할 것이라는 것도 아는 모양이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그때는 생각나지 않았던 아무 말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쏘아붙였어야 했는데... 난 왜 웃었지? 등등 끝없는 자책과 대안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그렇게 보면 난 그렇게 머리가 안 좋은 편은 확실히 아닌데 그때로 돌아가면 왜 아무런 말이 떠오르지 않는지, 참... 머릿속 개조가 필요한 가 보다.


그래서 머릿속 개조를 해 보기로 했다. '불편한 인간'으로 말이다.


불편한 인간


불편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깐깐하고 까다로운 사람도 그렇고 건방지고 거만한 사람도 그렇고 직장 상사도 그렇다. 그리고 불편한 사람이라고 해서 꼭 나쁜 사람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다행이다. 나는 대체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자부하니 나에게 맞는 불편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내 경험상 일단 불편한 사람이라고 인식이 되면 대면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것이 되기 위해서 웃음을 띠든 아니면 친절하게 대하던 일을 빨리 마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운다. 즉, 불편한 사람이 '갑'이 된다. 나는 '갑'이 되고 싶다. 대등하다고 하더라도 '을'보단 좋으니까.

화면 캡처 2022-06-09 1137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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