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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문 DaaMoon Aug 15. 2022

번뇌의 시기

나 VS 나

생각이 많아지는군.

그것들이 생각이라고?


그럼, 생각이지, 다른 거겠어?

내가 볼 땐 다 번뇌인데.


번뇌라고?

응, 다 번뇌지.


하긴 번뇌라고 해도 되겠다. 지금 고민이 엄청 많거든. 고민이라기보다는 걱정이기도 하고 그렇지.

뭔지도 모르는 생각들로 번뇌에 꽉 차있구나.


난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지금 하는 일을 그대로 해야 할는지. 아니면 그만두고 내 일을 할 건지.

그게 무슨 고민인데? 별로 걱정할 것도 없는데?


글쎄. 이대로 계속 가도 50대면 퇴직할 거고 그다음엔 어떻게 될지 걱정이고, 그만둔다면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잘 될지도 모르고, 그래서 걱정이고.

너야말로 걱정이 많아서 걱정이구나.


그래도 당연한 거 아냐? 이렇게 걱정되는 것이.

심정은 이해하지만 당연하고 안 당연하고를 떠나서 생각해야지.


걱정하는 게 당연하고 안 당연하고를 떠나서?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질문하나 하자. 넌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난 지금 이렇게 이 자리에 서 있지.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응, 달리 생각할 수 있는 게 뭐지?

아직 모르겠다면 알려줄게.


미래에 대한 걱정을 지금 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지? 넌 지금 이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는데 네 마음은 온통 있지도 않은 미래의 어느 걱정에 쏠려 있지. 그래서 지금 상황이 전혀 눈에 들어오고 있지 않아. 미래의 일은 미래에 하는 것이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런데 있지도 않은 걱정으로 지금 현재를 걱정만이 가득한 세상으로 만들고 있는 거지. 그럼 네 세상은 걱정인 세상이 될 것이고 즉, 그 말이 번뇌에 꽉 차있다는 뜻이 되는 거야.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거 같네.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해?


눈을 뜨고 지금을 바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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