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끄라비에 가면 아는 사람만 안다는 스노클링 명소가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혹여 좋은 스폿을 놓칠세라 빠르게 보트 한 척과 현지인 두 명의 안내를 받아 어느 무인도에 도착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우리는 모래사장에 자리를 깔고 원할 때마다 바다로 향했다.
이러한 방식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유를 택한 대신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예상했다시피 이야기의 흐름상 위험에 노출된 건 다름 아닌 '나'였다.
과학 시간에 졸았던 결과일까? 나는 퇴적작용과 침식작용을 잊고 있었다. 즉, 모래사장의 수심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신나게 수영을 즐기던 나는 어느 순간 지면에 발이 닿지 않게 되었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때 보았던 바닷속 풍경을 잊지 못하는데, 그야 말로 어둠. 고요한 공포 그 자체였다. 어린 나이에 죽기 싫었던 나는 한 가지 기지를 발휘했다. 바로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지면에 발이 닿는다면 추진력을 이용해 수면으로 올라갈 심산이었다. 다행히도 이 방법은 통했고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하지 않아도 됐다.
이후 나는 심해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 물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구명조끼를 입었고 애당초 혼자서는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물론 해군에 입대해 여러 차례 반강제로 물에 들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공포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 물에 대한 공포보다 휴가를 나가지 못할 것이란 공포가 더 컸던 모양이다.
우리는 종종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 현실의 차이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불안이나 공포를 느낀다. 물론 호기심도 찾아오지만, 불안과 공포가 먼저 찾아온다. 주로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설정했을 때 이러한 경험을 많이 한다.
대표적인 예로 대학 입시를 들 수 있는데, 과거의 나를 포함해서 10대들은 20대의 첫걸음인 대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로 인해 10년이라는 시간을 노력하는데, 모두가 목표한 바를 이루는 것은 아니며, 계획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험한다. 이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20대의 시작을 절망과 함께 낭비하는 불상사도 발생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에 조던 피터슨 교수가 제시한 대표적인 방법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유연한 사고를 하는 것이다. 비록 속은 좀 쓰리겠지만, 좌절하며 절망하는 시간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자원에는 시간, 노력, 고집, 물질, 등 목표를 이루는 데에 있어 필요한 모든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 첫 번째 경우보다 더한 고통을 겪겠지만, 목표한 바를 이루었을 때 얻는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재수가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삶의 여러 분야, 여러 국면에 다양한 자기 정체성을 세우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세 번째 경우를 추천하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경우 급작스레 발생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견문을 넓힐 수 있다. 그렇게 얻어진 경험은 중첩되어 나의 예상과는 다른 새로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결국 계속해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특히, 비행기에서만 먹을 수 있는 기내식은 지루한 시간에 특별함을 가미해준다.
첫날 호텔에서 마주한 것은 한 마리의 새였다. 가장 왼쪽에 보이는 과일은 망고스틴이라는 달달한 과일인데, 태국 여행 내내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해 주었다.
태국 야시장의 모습인데, 주로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음식 사진 위주로 찍었다. 특히 태국 여행 시에 추천하는 음식은 상단에 보이는 흰 찹쌀밥이다. 왜 많고 많은 음식 중에 찹쌀밥이냐고 묻는다면, 찹쌀밥 한 봉지만으로도 충분히 끼니를 맛있고 만족스럽게 때울 수 있을뿐더러 그 쫀득함과 달콤함은 모든 음식에 어울리는 마법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독특하게도 여행 일정 중에 기독교 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 나는 이곳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언젠가 말하도록 하겠다.
나컨 시티의 랜드마크라는 왓 푸라 마하탓 사원의 모습인데, 그저 불교사원이 아니라 힌두교 신들도 섞여있는 모양새였다. 그러한 이유 때문일까? 전반적으로 화려한 건축기법이 사용된 외부와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섬에서 스노클링을 했다. 앞서 말했듯 자칫하면 저곳이 나의 마지막 육지가 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