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중국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방문하기는 했지만, 여행을 갈 때마다 매번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전공이 중국어과이기 때문일까? 여행 내내 듣기 평가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공부는 되니까 나름의 위안을 삼았다.
그렇다면 정돈되지 않은 환경이 원인일까? 허베이사범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지독한 황사로 인해 방독면을 쓰는 사람까지 봤다. 자욱한 먼지로 인해 500m 앞의 건물이 희뿌옇게 보이는데, 외출할 때마다 건강을 잃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도시 곳곳에서 풍기는 역한 냄새가 미간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중국서 생활할 때는 향긋한 홍차와 백차를 입에 달고 살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으로 사람에게 가장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음식점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 상한 음식을 파는 사람, 새치기하는 사람, 길거리 아무데서나 볼일 보는 사람 등등 사람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관광지 어디를 가던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는데, 내 체력이 그들에게 흡수되는 것 같았다.
이외에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런데도 중국 여행을 자주 가는 이유는 불편을 감수할 만큼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하면 떠오르는 크고 웅장한 자연경관과 건축물은 가히 경이로웠다. 그 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 마치 압도되는 것만 같았다. 아마 수많은 시간 동안 축적되어온 나름의 무게감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장가계에 가면 자연이 만들어낸 섬세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산봉우리가 모여 마치 무협지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그곳은 메말랐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실제로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선사했을 것이다.
아마 시간이 지나도 장가계는 그 자리에서 감동과 영감을 줄 것이다.
사실 그러면 좋겠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을 갔을 때 복원한답시고 빨간 페인트를 덕지덕지 바르는 모습을 봤다. 또한 만리장성의 무너진 부분을 복원했다기에 찾아갔는데, 시멘트가 들이부어져 있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문화재뿐만 아니라 자연경관까지 손이 뻗치기 시작했다. 유명한 산의 정상에는 빨간 글씨가 새겨졌으며, 뜬금없이 거대한 조형물이 설치되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자연경관의 중요성은 그저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는다. 후대에까지 전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감동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두드러 진다. 즉, 우리에게는 보존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후대에 전달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지금 환경오염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 부분은 나도 미흡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하지만 최소한 인간의 손으로 산에 문신은 새기지 말자는 말을 하고 싶다. 더욱이 역사적 유물에 현재 자신들의 생각을 각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그저 자기 과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즉, 내가 다시 여행을 갈 이유가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다.
천문산의 모습이다. 사진에 보이는 커다란 구멍에는 비행기도 지나갈 수 있다고 한다.
천문산에 올라가려면 버스를 타고 험준한 도로를 올라가야 하는데, 도로를 만들기 위해 수천 명의 죄수가 동원했다고 한다.
워낙 험준하기 때문에 많이 목숨을 잃었다는데, 안타깝지만 그 덕분에 지금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십리화랑의 모습이다. 봉우리의 모습들이 인상적인데, 나름대로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아바타 영화에 나오는 원가계의 모습이다. 마치 신선이 살 것만 같은 이곳은 왠지 모를 신비로움이 풍겨진다.
워낙 고산 지역이다 보니 다양한 탈것이 있는데, 그중 무한도전에서도 등장했던 가마꾼이 있다. 올라가다 보면 실제로 가마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잖이 볼 수 있는데, 아슬아슬한 것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황용동굴의 모습이다. 가이드가 말하길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려면, 대략 700년 정도 걸릴것 같으니 보고싶으면 700년 뒤에 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