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승계를 위한 명품 가족의 진흙탕 싸움

HBO 석세션

by 다빵씨
아버지가 누굴 가장 좋아하셨을까?


80세의 CEO 로건 로이는 생일잔치가 끝난 뒤 돌아가는 길에 뇌출혈로 쓰러지게 된다. 거대 미디어 그룹 웨이스타 로이코의 최고 경영자가 쓰러졌다는 소식이 빠르게 증권가로 퍼지고 회사의 주식은 급락한다. 회사를 살리려면 CEO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서둘러 발표해야 한다. 가족 중 임시 CEO를 맡을 사람은 둘째 아들 켄달 로이뿐이다. 하지만 이사회 의결권을 가진 형제들의 도움 없이는 임시 CEO가 되기 어렵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줄 것 같았던 형제들은 날을 세우고 싸우기 시작한다. 코너, 쇼반, 로먼은 숨겨두었던 욕망을 드러낸다. 각자 자신 있다며 한 자리 차지할 생각을 한다.

▲ 사진 제공= ⓒIMDb

켄달은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며 아버지가 누굴 가장 선호했을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거대 기업의 승계 절차는 기업의 존속을 위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주들의 신임과 대중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며 회사가 무너질 수도 있다. 승계 게임에서 이기면 의미 있는 부와 권력을 물려받게 된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결핍 없이 자랐지만 모자란 자식들

로건 로이는 자수성가한 CEO로 거대한 미디어 기업으로 회사를 키워냈다. 권력에 대한 탐욕,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는 지성, 이기는 선택을 하는 승부사 기질은 그를 최고의 자리에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도 나이가 들어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 자다가 일어나 카펫에 실례를 하는가 하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회의에서 횡설 수설 다른 사람을 찾다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제는 비전이 없는 철 지난 로컬 TV 방송국들을 구매하려고 하는가 하면 손주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캔으로 손주를 내리치기도 한다. 몸은 늙어가지만 최고의 자리에 머무르려는 그의 욕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욕망은 펄펄 날뛴다. 그의 상태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이사진과 가족들은 불안해한다. 로건은 네 명의 자식들 중 적임자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한다. 하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든다.

▲ 사진 제공= ⓒIMDb

그는 재벌이기 때문에 자식들은 모자람 없이 자랐다. 첫째 부인에게서 코너를 얻었고 둘째 부인 캐롤라인이 켄달, 로만, 쇼반을 낳았다. 네 자녀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고 로건의 다양한 성격을 개별적 인격체로 만들어낸 것 같은 모습이다. 가족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로건은 누군가를 선택해야만 한다.

첫째 코너는 음유시인 같은 사람이다. 세상 물정을 모르고 농촌에서 거대한 농장을 짓고 매춘부를 여자 친구로 두고 지낸다. 파티 준비 말고는 열정적으로 해본 일이 없다. 아버지의 돈을 탕진하며 별 목적 없이 지내는 그는 가족들에게 무시당하는 편이다.


둘째 켄달은 경영을 전공했고 해외 지사에서도 근무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경영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자녀이지만 유약해서 상처를 잘 받는다. 이혼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로건이 쓰러졌을 때 켄달은 회사를 살리려고 애쓴다. 하지만 로건은 켄달이 자신을 CEO에서 밀어내려고 했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고 배은망덕한 자식으로 몰아간다. 아버지의 불신으로 켄달은 점점 삐뚤어진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했던 일들은 무시당하고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만 커져간다. 로건을 경영진에서 제외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계속 나아간다. 하지만 혼자서 아버지에게 대항하는 그의 모습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다.


셋째 로만은 허세를 부리고 거만한 태도를 보인다. 쓸데없이 저질스런 농담으로 분위기를 흐리거나 이상한 짓도 많이 하지만 상황을 꿰뚫어 보는 눈이 있다. 승부사 기질이 있어 거래를 할 때 활약하는 편이지만 이상한 성격 탓에 기행을 저지르는 일이 많다. 로만도 CEO 자리를 탐낸다. 하지만 셋째라는 어중간한 포지션과 지적이지 못한 그의 태도로 승계자 후보에도 올라가지 못한다.


막내 쇼반은 유일한 딸로 아버지 로건의 정치적인 면을 닮았다. 쇼반은 당당하고 권위적으로 행동한다. 정치에 관심이 있어 선거 캠프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부인 마샤가 의심스럽게 행동하자 뒷조사를 하기도 하고 형제들을 배신하고 자신이 CEO가 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로건은 쇼반을 선택하기 꺼려한다. 그럼에도 로건은 쇼반을 움직이게 하려고 CEO가 되게 해 주겠다는 달콤한 약속을 하고 자신을 따라오게 만든다. 쇼반은 결국 아버지에게 배신당한다.


이상한 첫째, 유약한 둘째, 저질인 셋째, 잔머리 굴리는 넷째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선택이 없다. 로건은 그중에 믿을만하고 쓸만한 사람을 찾아 잘 키워서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



칼 없는 전쟁

형제들은 아버지가 쓰러지자 승계 전쟁을 시작한다. 코너는 자신은 UN이라며 싸움에서 빠질 것처럼 이야기하다가도 자신의 의결권이나 재산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CEO 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돈에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싸운다.

켄달은 경영진에게 주요 이슈를 전달받고 형제들에게 전달하지만 형제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먼저 보낸다. 왜 켄달이 CEO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다가 결국에 대안이 없음을 깨닫고 켄달에게 권한을 준다. 아버지 로건은 자신이 쓰러져 있는 동안 켄달이 회사 빚 때문에 지분을 대량으로 다른 회사에 팔았다는 것을 알고 분노한다. 재빠르게 회사로 복귀해서 켄달이 저지른 일들을 막으려고 애쓴다.

▲ 사진 제공= ⓒIMDb

켄달은 차남임에도 자신이 장남인 것처럼 압박을 느낀다. 회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본인 뿐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고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본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친구 스튜위를 꼬셔 회사 인수를 기획하거나 아버지 로건을 밀어내기 위해 CEO불신임 투표를 비밀리에 기획하기도 한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신중한 결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로건은 켄달이 자신을 없애고 CEO 자리를 차지하려는 무례한 아들로만 생각한다. 켄달과 로건의 갈등은 깊어가고 믿고 맡긴 기자회견에서 켄달은 시나리오와 달리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며 아버지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가격한다.


로만은 자신도 CEO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활약할 틈을 노린다. 형제들과 싸워서 얻어낸 COO자리에 만족했지만 업무를 보는 첫날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메일과 업무에 놀라버린다. 실무에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적은 로만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사업적 직감이 발달한 로만은 로건에게 인수 합병에 대해 조언하고 직접 현장에 나가 거래를 성사시키거나 주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면서 점수를 얻는다.


쇼반은 권력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정치 경력도 있다. 조이스 의원의 컨설턴트로 있다가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으로 아버지를 저격하는 국회의원 길에게 넘어간다. 쇼반은 길의 캠프에서 아버지를 공격하기 위해 길 의원을 가이드하고 아버지를 무너뜨리려고 했지만 길은 오히려 로건의 권력과 인맥이 필요했다. 쇼반은 정치 일을 그만두게 되고 아버지가 자신을 최후의 CEO로 밀어주겠다는 말에 들뜬다. 형제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자신에게 그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이 솔깃해서 쇼반은 계속 비밀을 지킨다. 로건은 쇼반에게 사장직을 주고 경영 훈련을 받으라고 하게 된다. 쇼반은 실망하지만 회사 경험이 없기에 고군분투한다. 쇼반은 켄달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 실패한 CEO라고 하고 로만은 불량품이라고 한다. 그녀는 형제들의 머리를 어지럽게 하지만 크게 해내는 일은 없었다.


켄달은 힙을 합쳐 아버지를 같이 밀어내야 한다고 형제들을 설득한다. 형제들은 각자 CEO가 되고 싶었지만 로건이 자신들을 이용하고 조종하기만 하고 그럴듯한 자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굳어진다. 삼 남매는 죽을 듯이 싸우다가 아버지라는 공동의 적을 만들어내고 마침내 마음을 합치게 된다.



슈퍼 리치들의 사랑

재벌가 식구들의 이야기인 이 드라마에서는 일반적인 사랑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들 뒤틀어진 관계를 맺고 있고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사랑을 한다. 아버지 로건은 부인인지 비서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인 마샤와 결혼을 했다. 입의 혀처럼 구는 마샤는 로건을 육체적으로도 만족시키고 정신적으로도 만족시키는 힐러 같은 역할을 한다. 순수한 영혼인가 했지만 궁지에 몰리면 날카롭게 변하며 돈을 요구한다.

▲ 사진 제공= ⓒIMDb

코너는 로만이 소개해 준 매춘부 윌라와 진지하게 만나게 된다. 그녀는 코너를 사랑하지는 않지만 그저 편하고 돈이 많아서 함께 한다. 코너는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른다. 청혼도 아닌 공식적으로 데이트하는 사이가 되었다며 가족들에게 발표한다. 가족들은 윌라의 면전에서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는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톰은 쇼반과 결혼을 하게 된다. 쇼반은 톰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결혼 중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허용하자며 톰을 구슬린다. 크루즈 사건으로 괴로워하는 톰에게 다른 사람과의 잠자리를 권하기도 하고 흥분할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라는 톰에게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쇼반을 이해할 수 없는 톰은 점점 마음의 벽이 생긴다.

로만은 더러운 농담을 하거나 아무 여자나 유혹하는 등 지저분하게 생활하는 것 같았지만 정작 관계는 맺지 않는다. 욕구불만은 이상한 형태로 발현하여 경영 고문 제리에게 야한 농담이나 사진을 보내는 지경에 이른다. 비뚤어진 관계들에서 사랑을 돈으로 사거나 마음을 주는 것을 우습게 여기는 슈퍼 리치들의 실상을 보여준다. 그들에게는 돈과 권력이 중심이고 사람의 마음은 조종하거나 사버릴 수 있는 종류의 가치로 여겨진다.



게임을 이어가는 아버지

아버지 로건은 아직도 적절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세상은 변화에서 구시대적 미디어인 TV와 뉴스 매체의 인기는 저물어 가고 있다. 로건은 처음에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으나 빠르게 변화를 배워나간다. 회사를 지킬 방법은 돈을 더 빌리거나 인수 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 가능성 있는 더 큰 회사에 자신의 회사를 파는 방법 등이 있다. 로건은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가능성을 타진한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파고든다.

로건의 자녀들은 마음을 합치고 힘을 합쳐서 아버지를 상대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역부족이다. 셋이 마음을 합쳐도 힘이 없다. 아버지 로건은 그들보다 몇 수 앞선다. 늙고 지쳤지만 세상을 읽고 승부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로건은 몇 년은 더 건재할 것이다. 다만 늙어버린 몸은 그의 욕망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겸손함과 믿음이라는 것은 실패자들의 가치라고 여기는 늙은 왕 로건은 권력과 돈을 얻었지만 불행이 항상 그를 따라다닌다. 형 이완의 말처럼 그의 곁에는 독사들뿐이며 로건에게 독을 뿜으며 죽이려는 사람들뿐이다. 외로운 왕 로건이 나사 빠진 삼 형제에게 어떻게 왕관을 물려줄지 궁금해진다.



글 | 다빵씨(네이버 방송.연예 인플루언서) 방송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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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다빵씨의 웹진 기고 글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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