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앞의 산을 바라보며

: 나로 서서, 사랑으로 뿌리내리기

by 즐겁다빈코치

혜민 선생님과 함께 뜨개&독서 모임을 열었다. 복기할수록 행복한 시간이었다. 끝나고 함께해주셨던 분들도 내가 좋아 보였다고, 눈빛이 참 빛났다고 말씀해주셨다. 안내했던 독서 모임의 주된 이야기는 ‘나는 누구인가’였다. 내가 누구인지 알려면 혼자 고요하게 앉아 생각하고 글을 적으며, 다시 그 글을 읽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게 시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이야기를 나눈 후 지난주에는 글을 많이 적지 못했다. 혼자 고요하게 보낼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글을 적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다시 자리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린다. 다시 돌아와 좋은 글을 읽기 위해 달력을 열심히 보며 시간을 만들어본다. 먼저 걸어간 이들의 이야기를 살피며,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지 생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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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많이 하면 돈은 더 벌 수 있을지 몰라도, 수업의 질이 낮아질 것이 명백해 무리하면서까지 돈을 좇기는 어렵다. 지금 함께해주고 계신 회원님들이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좋고 감사하고 소중해서, 수업 때 좋은 에너지를 나누기 위해 그 외의 시간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분들의 시간을 함부로 대하는 건 나의 시간을 함부로 대하는 일과 같다. 그래서 계속 갈고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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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속도와 방향을 존중하며 수업하려 한다. 그리고 회원님들을 존중하는 만큼 내 삶의 방향과 속도 또한 존중하기로 다짐한다. 그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스스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 내 삶의 키를 내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계속 말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너는 삶을 어떻게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나로 서서 뿌리를 내리겠다'고 답하고 싶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찾아서 계속, 계속 하고 싶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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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은 우리를 바보로 만든다. 저기 눈앞의 산 너머로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방법은 다양함에도 모두가 가는 길로만 안내한다. 그 길은 밀집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해 나로 설 자리가 없다. 밟고 설 수 있는 땅의 면적이 절대적으로 좁다. 그래서 안내를 따르기보다는 저 앞의 산을 바라보며, 그저 다른 갈림길을 선택해 뚜벅뚜벅 걸어보고자 한다.


그 길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며, 진심 어린 시간을 나눌 수 있다. 나 자신이 되는 자유로운 움직임과, 상상만으로도 발끝이 시린 얼음장 같은 아이스배스, 그리고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사우나, 깊이 있고 솔직할 수 있는 좋은 질문과 이어지는 경청, 그를 도울 수 있는 좋은 책 같은 것들이 있다. 그리고 이를 함께할 귀한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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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에는 행복이 가득해서, 그런 시간을 보내는 나를 사랑할 용기를 얻는다. 내 안의 사랑이 무한대라는 걸 알고, 그들을 무한히 사랑하기로 한다.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이들에게 아주 기쁜 마음으로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기로 한다. 그들과 좋은 대화를 나누며 저 앞의 산 너머로 걸어가고자 한다. 가끔은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머리를 숙여 세상을 거꾸로 보고, 빙글빙글 제자리에서 돌기도 하면서, 마음껏 웃고 느끼고 생각하며 지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