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이 가르쳐준 것
사바아사나를 할 때 불현듯 덮치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선에 있는 생각들이 있다. 몸을 움직인 후의 깊은 이완과 휴식에서는 평소라면 후루룩 스치듯 지나갔을 생각이 잠시 멈춰 곁에 머무른다. 그 순간이 소중하다. 마주하기 어려운 시간. 이건 요가 전후의 컨디션과도 연관이 있는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은 그냥 잠에 빠져버리거나, 잠에 들지 못해 고통뿐인 사바아사나가 되기도 한다. 아무튼, 어제의 행복했던 요가에서의 사유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책상 앞에 앉은 아침.
언젠가부터 영화를 볼 때 구경하듯이 보게 되었다. 원래는 엄청 몰입해서 봤는데, 그러다 보면 피로도가 커졌다. 그 여파로 다른 일상을 잘 보내기가 어려워 좋아하던 영화를 한동안 못 보게 되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한 걸음 떨어져서 구경하듯 바라보기’. 우리 삶도 영화를 보듯 살아보면 어떨까?
우리가 내 삶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바라볼 때는 어떨까? 주변을 바라볼 때는 한 걸음 떨어져서 여유를 가지고 상황을 지켜본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공감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만, 나의 일이 아니기에 당사자성을 내려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내 상황이라면 보지 못했을 것들이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내게 닥친 일이라면, 나의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네 삶의 주인공인 우리는 나의 삶을 그렇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볼 수는 없다. 당연하다.
그렇지만 한 걸음 떨어질 수 있다면? 큰 일도 지나갈 걸 알고, 당장 직면한 문제도 결국은 해결해 낼 걸 알고, 너무 다 잘해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타인에겐 다정하고 유쾌한 누군가가 스스로에게는 빡빡하게 구는 장면을 많이 본다. 나의 친구에게는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거면서, 왜 정작 나에게는 예쁘게 말하기 어려울까. 나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나니까. 내가 내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해 상황이 어려워진다.
나를 가장 응원해 주며 오늘도 힘내서 하루를 보내야지. 내가 한 결정에 책임을 지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에 집중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열심히 배우고 시도하며 지내야지. 두렵고 어렵지 않다면 거짓이겠지만, 그럴 땐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보고 한숨 내쉬고 스스로 다정하게 대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