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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샴푸보다퍼퓸

2025년 2월 5일 꿈을 꾸었다.


머나먼 과거였다.

에스컬러이터를 타고 2050년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에스컬레이터를 탄 후 또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2500년으로 갈 것인가.

우리는 선택해야 했다.



나는 당신에게 2050년으로 가자고 했지만, 당신은 나와 함께 2050년으로 가지 않고 2500년으로 향했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미처 작별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네요.

무사히 잘 도착했나요?


우리가 어떤 사이였는지, 여자였는지 남자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함께 있었고 또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이 남아있는 걸 보면 저는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했나 봅니다.


나이도 성별도, 겉으로 보이는 당신이 아닌, 당신의 진짜 본질을 말입니다.


저는 어찌 된 일인지 2025년에 그 꿈을 꾸었고, 깨어났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도 2500년에서 25년을 뺀, 2475년에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겠군요.


혹시 시간을 기록하는 체계가 지금과는 달라져버렸나요?


저는 창조자의 시선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동일선상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그렇지만 그 생각과는 별개로 저는 시간과 공간에 매일 수밖에 없는 아주 아주 작고 작은 존재라 25년의 차이가, 우리가 있던 과거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이겠지만, 지금 저에게는 아득히 먼 미래처럼 느껴집니다.


2050년이 되면, 당신을 조금 더 선명히 기억해 낼 수 있을까요?


그러나 저의 생각처럼,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창조자의 입장에서는 영원한 현재일 수 있으니, 무의식의 꿈속에서, 혹은 당신의 현재 그리고 저의 현재, 어딘가에서 또 마주치고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이렇게 글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2500년의 세상을 저는 알지 못하지만, 세대와 문화를 뛰어넘어 그저 같은 인간으로서 나누고 싶은 것들을,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어요.

당신이 한국말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면 나의 글이 닿을 수 있을까, 그 세상에서 지금 2025년의 기록들이 전부 사라져 버린 후라면 이게 의미가 있을까..


그렇지만 우리가 무언가로 연결되어 있다면, 어느 순간, 가장 적합한 때에 또 닿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용기를 가지고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부디, 당신을 이루고 있는 온 마음과 생각이 가치 있는 것을 향해 가고 있길 바라봅니다.


아마 당신 또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하겠죠?

저를 이루고 있는 온 마음과 생각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하나하나 얘기해 보겠습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