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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Dec 20. 2015

제주바당색 콘크리트 세면대

실외 세면대 만들기

(4.22-23 실외 콘크리트 세면대 만들기, 배관 묻기)


 폭풍 같던 보일러 주간(보일러 배관 깔기)이 지나고, 이제 좀 평온해지려나 싶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보일러 마감이 뒤로 밀려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이제 척척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가다에는 휴일이 따로 없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쉬기도 하고, 비가 오더라도 실내에서 작업할 일이 있으면 그마저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한다. 날씨가 계속 좋으면 계속 일을 한다. 


 우리는 실외에 간단히 손을 씻거나 할 용도로 세면대를 하나 놓기로 했다. 수도관은 지난 번 나무꾼보일러 아저씨가 다녀가셨을 때, 외부로 하나 따놓았고, 기초적인 설비작업을 어깨 너머로 배운 J는 자신 있게 "이 정도 쯤이야!" 말하며 나섰다.

 

J의 야심작. 콘크리트 세면대. MDF합판으로 틀을 만들어 시멘반죽을 붓고 굳히는 중.


 J는 평소에 Youtube 채널을 통해 diy 만들기나 집 짓는 영상을 자주 찾아 본다. 하나에 빠지면 그에 관련된 모든 영상을 찾아보는 것 같다. 그 중 하나가 이 콘크리트 오브제이다. 한창 콘크리트 오브제에 빠져 열심히 보더니, 자기도 따라해보고 싶었나보다. 하고 싶은 건 꼭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J다.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주문할 때, MDF합판도 함께 주문해서 받더니 뚝딱뚝딱 틀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 틀 안에 시멘트반죽을 해서 부어주고, 적당한 위치에 크기에 맞는 배관을 꽂아놓았다. 그렇게 며칠을 굳힌 후에 합판을 조심스레 떼어내면 된다. (사실 1차 시도 때에는 싹 마르기도 전에 떼어버려서 실패했었다.) 



 처음에 J가 이것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는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완성된 모습을 보니, 그럴듯 했다. 사실 나는 콘크리트 오브제의 차가운 느낌이 싫어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위에 따뜻한 색을 입혀주면 그만이다. 실외에서 간단히 사용하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특히 세면대 하나에 십 만원대를 웃도는 가격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실외 콘크리트 세면대의 하수배관을 묻는 작업을 했다. 우선, 텃밭에 배관이 지나갈 자리의 흙을 파서 길을 내주고, 배관 파이프를 사와서 연결하면 된다. (실제로 매우 간단해 보였다.)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했다. 배관을 설치하고 그 위를 흙으로 덮어주면 끝이다. 그 위로 데크를 만들 예정이기 때문에 따로 시멘 미장을 할 필요는 없었다. 





(7.5 외부 세면대 완성)



 지난 4월에 만들어 두었던 J의 야심작, 콘크리트 세면대가 빛을 발할 때가 되었다. 완성된 콘크리트 세면대에 ORIGINAL 방수 코팅제를 칠하고, 곱게 페인트로 색을 칠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돌을 쌓아 그 위에 세면대를 올렸는데 영.. 그 모양이 곱닥지 못했다. 옆집 할망도 보기 흉하다며 차라리 브로쿠(BLOCK_)로 쌓으라고 여러번 말씀하셨다. 하지만 손을 보려고 하니,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문제였다. J는 도저히 안되겠던지 커다란 돌덩이를 옮겨보겠다고 혼자서 씨름을 했다. 장장 30여분 만에 돌덩이를 어르고 달래어 1미터도 안 되는 곳으로 옮겼다. 


     (커다란 돌덩이와 씨름하는 J  /  내가 좋아하는 바닷빛으로 칠한 콘크리트 세면대 /  세면대 골조 만들기)


  콘크리트 세면대 아래를 브로쿠로 받치고는 배관을 앉힌 다음 방부구조목으로 틀을 잡아 꽤 멋진 야외 세면대를 완성했다. 상판은 안채 철거할 때 나온 주방으로 향하는 문 밑에 있던 발판이었는데, 검게 변한 색이 마음에 들어서 잘 두었다가 여기가 딱이다 싶어 세면대 상판으로 썼는데, 꽤 그럴싸하다. 돌무더기 위에 올려두었던 전의 모습보다 100만배는 나은 것 같다. 옆집 할망도 건너와서 구경하시더니 요망지게 잘 해놓았다고 칭찬해 주셨다. 


콘크리트 세면볼로 만든실외 세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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