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비 Apr 17. 2016

문 만들기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문 만들기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5.18 / 6.6 / 6.10-11 (각종 문 작업)



 옆에서 주워듣는 노가다 서당개 8개월 경력으로 봤을 때, 문을 만들 때는 고려해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우선 문틀을 세울 때, 수직과 수평을 잘 봐야 한다. (수직 수평이 맞지 않으면 문이 계속 한쪽 방향으로 쏠려 열리거나 잘 닫히지 않는다.) 그리고 문틀의 치수를 정확하게 재고, 아래위 양옆으로 약간의 (5~10mm) 여유를 주고 문을 제작해야 한다. 이는 추후에 문이 아래로 쳐지거나 뒤틀려 문틀에 맞지 않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아마도?) 나무문을 외부에 쓸 경우에 비와 햇빛에 의해 많이 뒤틀리게 될 것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안채 뒤 현관의 중문은 현관의 공간이 그리 넓지 않은 관계로 양문형으로 만들어 달기로 했다. 합판을 앞뒷면 재단 후, 가운데 각목을 대고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고 조립하면 된다. 윗부분에는 작은 유리창을 내주기 위해 구멍을 내었고, 문에 넣을 유리는 대성유리 삼춘이 바로 재단해서 가져다주셨다. 유리 아래에 작은 합판 쪼가리를 받치고 실리콘을 쏴준 후에 굳기를 24시간을 기다리고 그 후에 반대편을 쏴주면 유리가 고정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사할 때 우리는 참 사소한 일들로 많이 다툰 것 같다. 뒷문에 유리창을 내느냐 마느냐를 두고도 한참을 실랑이를 벌였었다. 그만큼 작은 부분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은 곳이 없다. 문을 어떤 색으로 칠할 건지도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으로 결정을 내렸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때 이겨서 파란색으로 칠한 건 정말 잘한 것 같다!








 바깥 샤워실의 문에 낸 유리창은 안채의 한 구석에 있던 오래된 문에서 유리를 잘라내어 사용하였다. 마찬가지로 나무합판과 스티로폼, 각재를 이용해 문을 만들었고, 외부용 오일스테인을 여러 번 덧바른 후, 외부용 초강력 바니쉬를 칠했다. 그랬더니 무슨 고급 목문처럼 되었다. 의도치 않게 너무 고급 져 보여서 당황스러워하던 우리 모습이 생각난다.





 안채 보일러를 둔 작은 창고에 달아줄 문이다. 간단하게 데크용 목재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외부용 스테인을 칠해서 완성했다. 







(2015.7.12 1인실 문 / 7.13 골방 문 / 7.18 큰방 문)


 

 

1인실 알루미늄 미닫이문이다. 원래 알루미늄으로 되어있는 미닫이 문인데, 버리고 새로 만들자니 아깝고, 그냥 두자니 어울리지 않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색을 칠해보기로 했다. 먼저, 젯소를 발라준 후에 나무에 가까운 색의 페인트로 열심히 칠해주었다. 멀리서 얼핏 보면 나무문 같기도 하다... 거기에 뭔가 포인트를 주기 위해 스테인드글라스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J가 열심히 격자를 그렸다. J와 사이좋게 한 칸씩 나눠서 그림을 그렸다. 낮에는 현장 작업, 밤에는 이러한 야간작업이 이어졌다. 하나씩 알록달록 그리다 보니 꽤나 마음에 들었다. 






 

2인실(옛 골방) 문 작업이다. J가 각재와 합판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문을 만들었다. 내 요구사항에 따라 가운데 자그맣게 창구멍을 내었다. 아크릴판을 사이즈에 맞게 잘라 그림을 그려 넣었다. 왠지 그냥 귀여워서... 닭을 두 마리 그려보았다. 하하.


골방 문틀에 달아보니 이런 모양이다. 아래턱이 꽤 높이 올라와있고, 위에 높이도 낮아 드나들 때 꽤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구조이다. 닭을 그려 넣었더니, 정말 닭장 같기도 하다. 






 안채 큰방(여자 다인실) 문은 안채 철거할 때, 큰 방 안쪽에서 나온 나무 문살이 있는 옛 미닫이 문인데, 고쳐서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부러진 문살 부분에 나무를 얇게 잘라 보수해주고, 약해진 부분을 보강해주었다. 하나하나 사포질 하고, 먼지를 닦아내고, 비슷한 색감의 스테인으로 싹 칠해주었다. 그다음에 하얀 창호지를 붙였더니, 엄청나게 예쁜 문이 완성되었다! 









Instagram : mendolong_hostel

Blog : http://blog.naver.com/dab_eee

제주 남서쪽 조용한 마을 모슬포에 '민박 맨도롱또똣'


매거진의 이전글 삐뚤빼뚤해도 괜찮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