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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Apr 19. 2016

초록의 것들이 유독 눈에 밟혀서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창고 천정 작업, 천정 조명 만들기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6.9 창고 천정 합판 작업 / 6.13 천정 몰딩 / 6.16 투명 천정



처음의 청고 천정 모습. 초록의 넝쿨이 뒤덮고 있다.


 우리가 카페 공간으로 꾸민 창고는 J가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공을 들인 공간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J는 유독 이 창고에 애착을 많이 가졌고, 그래서인지 정말 맘에 드는 좋은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외벽에 이더 내부 천정 작업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창고 안으로 비집고 들어와 푸르게 뻗어나가고 있는 저 넝쿨들이 보기 좋아 천정을 그대로 노출시키려 했다. 하지만, 슬레이트 지붕을 바로 노출하자니 여름에는 너무 더울 것이고, 겨울엔 또 너무 추울 것 같아 결국 합판을 치기로 했다. 



 우선, 합판을 고정시켜 줄 각목을 사이사이 하나씩 고정해주고, 스티로폼으로 단열작업을 한 후에 합판을 재단하여 각목 상에 고정시켰다. 그러던 중에 유독 넝쿨이 예쁘게 자리 잡고 있던 부분이 눈에 밟혔다. 저 부분을 보이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부분을 살리면 어떨까?! 투명한 유리나 아크릴 같은 걸로 막아서 말이야...


 나는 얘기했고, J는 그러겠노라 했다. (주로 나는 이런저런 생각들..(때론 정말 얼토당토않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J는 그것들을 현실로 만들어낸다.)그리하여 내가 말한 부분을 남겨두고, 합판 작업을 완료하였다. 






  천정은 J가 '젠틀 바나나'라고 부르는 색으로 칠했다. 언제나 천정 작업은 어렵고 힘들다. 뒷목과 어깨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서까래와 천정 합판 사이의 핀 틈을 가리기 위해서 청록색의 몰딩을 만들어 붙였다. 






이 문제의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J


그리고 마지막 남은 문제의 그 부분! 내가 툭 하고 내뱉은 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J.. 고민 끝에, 유리는 무거워서 어려울 것 같고, 아크릴판으로 해야겠다 싶어 동네 철물점과 문구점을 다 돌아보았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아크릴판이 전부였다. 아쉽지만 그 작은 것이라도 공수하여 J는 너무도 멋진 투명 천정을 만들어냈다. 하하! 저 초록의 풀들이 선명하게 잘 보인다. 예쁘다-!



  처음에는 투명 아크릴 너머로 보이는 초록의 넝쿨이 너무도 예쁘고 생명에너지가 전해지는 것 같아 좋았는데.. 공사를 진행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초록의 잎들은 점점 시들어갔고,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걸 지켜보며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시련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했던가! 넝쿨이 다 떨어져 텅 비어버린 저 천정을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다 이렇게 해보기로 했다. 육지에서 공수해온 조화들을 넣고, 탁구공 조명을 만들어 넣었다. 그랬더니 마음에 쏙 드는 천정조명이 만들어졌다. 처음의 초록 잎들을 볼 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넝쿨의 줄기와 몇몇 살아남은 건강한 잎들도 사이사이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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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http://blog.naver.com/dab_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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