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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Apr 21. 2016

빈티지 벽면 페인팅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창고 벽면 페인팅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6.6.13-16 창고 빈티지 벽면 페인팅 작업)


  우리 집 아티스트 J가 예술 혼을 담아 작업한 창고 빈티지 벽면 페인팅 작업이다. 무슨 색으로 칠하면 좋을까.. 어떻게 칠해야 멋지고도 편안한 그런 공간이 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J는 "내게 맡겨!"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렇게 무려 3일에 걸친 창고 내부 페인팅 작업이 시작되었다. 첫째 날, 벽을 온통 병아리색으로 칠해놓았다. 꼼꼼히 칠하지도 않아서 기존의 시멘 벽 색이 그대로 보인다... 하... 



둘째 날, J가 수건을 들고 나타났다. 병아리 색 벽에 하늘빛의 페인트를 마구 묻히더니 수건으로 열심히 문지른다. 오호? 첫날의 벽과는 차원이 다르다. 예쁘다. 하늘 같기도 하고 바당 같기도 한 예쁜 빛깔이 되었다. 



 나는 이대로도 참 좋았다. 이 벽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J는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셋째 날, 세 번째 색이 더해졌다. 역시나 또 수건으로 열심히 문지른다. 이번에는 서까래 색과 비슷한 붉은빛의 짙은 나무색이다. 열심히 박박! 문지른다. 나도 잠깐 시도해보았지만, 뭔가 기술이 필요해 보였다.



  붉은 나무색이 더해지면서 빈티지한 느낌이 확 살아났다. 이튿날의 청량한 느낌은 사라졌지만, 뭔가 조금 더 포근해진 느낌이었다. 맨도롱또똣한 느낌. J는 꽤나 만족스러워했고, 나 역시 그러했다. 꽤나 좋은 느낌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벽에 대한 에피소드 중 하나로... 우리 옆집 할망은 매일 저녁 5-6시쯤이면 저녁식사를 하시고는 마실 겸 슬슬 우리 집 구경을 하러 넘어오셨는데, 오늘은 무얼 했는지 물어보시곤 잘했다며 칭찬도 해주시고, 이건 못났으니 아사 버리라는 등.. 여러 평가를 해주시곤 했다. 그런데 이 창고 벽을 다 칠해놓은 어느 날 할망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넘어오시더니  

 아이고 그래 이제 여기 창고도 거의 다했구나! 이제 벽 뺑끼칠만 하면 되겠구나!

하셨다.. 하하하.. 할머니.. 이거 페인트 칠한 건데요... 하하  




여름이 되었고, 우리는 약속했던 대로 창고의 벽면을 배경으로 웨딩사진을 남겼다. 








작업일지 : 카페 벽 빈티지 페인팅 (Written by Jay_)


  처음 카페 창고를 구상할 때 안채의 전통적이고 예스러운 편안함과는 다른 좀 더 몽환적인 느낌의 편안함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뒤적거리다 발견한 이 한 장의 사진에서 가장 근접한 느낌을 받았다. 

찾아보니 페인팅 기법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런 페인팅을 일명 Faus Finishing 또는 Glazing color wash라고 하는데 정확한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크게 보면 빈티지 페인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방법은 Youtube나 해외 사이트를 참고해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적용했다. 


방법

1. 색을 정한다. ( 2, 3색)

2. 색의 순서를 정한다. 밝은 색을 먼저 칠한다.

3. 옅은, 밝은 색을 초벌로 전부 칠한다. 롤러로 죽죽 문지른다.

4. 중간색을 칠한다.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서 걸레로 문지른다.

5. 원하는 곳에 조금씩 가장 진한 색을 물을 뿌리면서 문지른다.

6. 전체적으로 물을 많이 뿌리면서 마지막 색을 아주 옅게 문질러 통일감을 준다.


각각의 칠 중간에는 각각 하루 정도의 건조시간이 필요하다. 문지르는 방법과 결과물은 당최 장담할 수가 없다.






Instagram : mendolong_hostel

Blog : http://blog.naver.com/dab_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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