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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Apr 25. 2016

카리브해 연안의 흙집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작은 창고를 바깥 화장실, 샤워실 만들기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5.6.9 야외화장실 샤워실 나누기 / 6.11 야외화장실 미장 / 6.14 야외화장실 페인팅)



방부목으로 세운 상. (왼쪽이 화장실, 오른쪽이 샤워실)

 

osb 합판 위에 방수석고로 작업한다.

 마당에 있는 자그마한 창고를 화장실과 샤워실을 만드는데, 화장실과 샤워실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벽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했다. 방부목을 이용해 상을 세우고, 그 상에다 osb합판을 잘라 양쪽에서 붙여주었다. 그 위에 방수 석고를 재단하여 탕탕 박아주면 이렇게 공간이 분리가 된다. 






 본래 창구멍이 크게 나있던 자리에는 창 크기를 줄여주기 위해 주문한 샤시 크기에 맞게끔 블록을 쌓아 미장을 해주었다. 그리고 구석구석 필요한 부분도 미장해준다. 자그마한 창고가 손이 갈 곳이 은근히 많았다.



 

지난번에 벽을 부수어 만들어낸 샤워실 문구멍에 문틀을 만들어 올리고, 사춤 미장을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 밟고 올라가기 편하라고 자그마한 계단을 하나 만들었다. 안채 정리하다가 발견한 판석 한 장을 깔고, 테두리에 돌멩이들을 박아 넣었다. (며칠 후, 여기에서 우리의 또 다른 사서 고생이 시작된다.) 






카리브해 연안의 흙집 같은 창고와 남미의 순박한 농부같은 J

 이 작은 건물의 외벽은 어떤 색으로 칠하면 좋을까. 자그마한 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고민 끝에 붉은 흙색으로 칠해보았다. 오.. 칠해놓고 보니 꼭 카리브해 연안에 있을 법한 흙집 같다. 오! 남미의 순박한 농부 같은 내 남편 J! 이후에 하이다 색도 청녹 빛으로 새로 칠해주었다. 참 이국적인 모습이 되었다. 





 게다가 창고 앞의 자그마한 나무가 좋은 포인트가 되어준다. 처음 집 공사를 시작할 무렵, 창고 바로 앞에 잡초인지 무엇인지 모를 푸른 것이 조그맣게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그 푸른 것이 어느새 이렇게 자라 나무가 되어 커가고 있었던 것이다. 후박나무인데, 나중에 너무 커버려서 건물에 무리가 가면 어쩌나.. 해서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그 자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우리는 그 무엇도 소유할 수 없다.'는 평소 신념에 따라. 그 자리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고 이 녀석이기 때문이다. 



외부 화장실과 샤워실이 될 자그마한 창고. 흙색의 페인트를 칠해놓으니 꼭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흙집 같은 모습이다. 








Instagram : mendolong_hostel

Blog : http://blog.naver.com/dab_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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