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닮은 주방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주방 후드 만들기, 싱크대 만들기, 조명 만들기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5.7.19 후드 만들기 / 8.3 싱크대 만들기 / 8.2-3 조명 만들기)
-주방 후드 만들기
민박집을 시작하면 손님들이 아침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멍- 때리고, 수다도 떨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자 J의 야심작인 카페 공간 고치는 이야기.
어느 날, J가 밖에 나갔다 오더니 요상한 물건을 하나 주워왔다. 무엇인고.. 하니 주방 후드였다. 원래는 조그마한 뺑뺑 돌아가는 후드를 벽에 하나 달 예정이었으나.. J가 밖에 나가더니 싱크 공장에서 안 쓴다고 한 쪽 구석에 쌓아놓은 후드를 하나 주워온 것이다.
물론 J 성격에 이거 그대로 달지는 못한다. J는 무슨 일이든 어려운 길을 택하는 편이다. 그래서 전부 뜯어서 해부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해부하더니 나무로 상을 대고 판을 자르고 구멍을 뚫고 한다. 벽에 상을 고정시키고, 해부한 후드를 다시 하나하나 조립하여 설치한다. 위에 붙여줄 나무판자를 하나하나 스테인과 바니쉬칠을 하고, 상에 붙여주면 꽤 그럴싸한 후드가 완성된다. 나름 조명도 들어오고 좋다. 더울 때 연기 나는 요리 해먹을 수 있겠다! 야호.
-제주 바다를 담은 주방 싱크대 만들기
카페 공간의 싱크대를 만든다. 초반에 내가 요구한 대로 정면을 보고 요리할 수 있도록, 보통 벽에 붙어있는 싱크대와 달리 앞으로 빼서 만들기로 했다. 며칠 동안 고민하던 J는 드디어 싱크대 작업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상을 만들어 수평을 맞춰 조립한다. J의 야심작을 위해 가운데 부분 전면에 예전에 유리 아저씨네서 얻어온 큰 유리창 하나를 반으로 잘라 붙였다. 구조목에 합판을 붙여 막아주고, 상판은 싱크 자리와 레인지 자리를 따준 후에 올린다. 상판은 비싸고 튼튼하다는 멀바우를 싸게 구해서 사용했다.
그렇게 기본이 완성된 싱크대에 나는 스테인과 페인트, 도마 오일을 발라주었다. 이런 작업은 생각보다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번 덧발라야 하기 때문인데 그 사이사이에 충분히 말려주어야 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마감이 된 싱크대에 싱크볼과 수전, 가스레인지를 얹어 연결시키면 완성이다.
완성된 싱크대의 모습. 
뒤에 나무로 만든 선반을 달아준 후의 모습.싱크대의 상판의 마감 처리는 도마 코팅제(Butcher Block)와 수성 바니쉬로 마감했다. 원래는 Butche Block 오일만 칠해야 하는데, 이유 모르게 자꾸만 오일이 묻어나고 질감도 조리대로 쓰기엔 좀 거칠게 되어서 두꺼운 코팅제로 마감해야 했다.
이것은 J의 야심작이다. 싱크대의 가운데 부분에 유리창문을 하나 달고, 그 안쪽에 동네 바다에서 주워온 모래와 조개껍질, 뿔소라, 돌멩이, 마른 장미.. 등등을 넣었다. 안에 호스 모양으로 생긴 LED 조명도 함께 넣어주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근사한 싱크대가 완성되었다.
- 조명 만들기
J의 함석 조명 도안과 실제 만들어진 모습.
함석과 체인을 이용해 만든 J의 형광등 조명1. 싱크대와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꽤 잘 어울린다. 
나무와 마끈으로 짜여진 직물을 이용해 만든 J의 조명2.한참을 고민하던 J는 언젠가 철물점에서 발견해 사두었던 마끈 직물(?)로 뚝딱뚝딱하더니 멋진 조명을 만들어냈다.
- 말린꽃과 조화, 꽃무늬 천조각 등을 매달아 만든 나의 조명.
웨딩 촬영할 때 소품으로 써먹고, 조명으로 달아주었다. 잘 어울린다. 마음에 든다!
마당 한쪽에 오래된 감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집 공사할 때 어쩔 수 없이 나무를 베어내야 했는데, 그때 모두 버리기엔 아쉬워.. 남겨두었던 감나무의 가지를 이용해 J가 뚝딱뚝딱 만들어낸 벽장식.
거기에 내가 말려둔 미니장미를 하나씩 꽂아주니, 무지 로맨틱해졌다.
Instagram : mendolong_hostel
Blog : http://blog.naver.com/dab_eee
제주 남서쪽 조용한 마을 모슬포에 '민박 맨도롱또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