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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보일 May 22. 2020

글쓰기를 즐기는 방법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ㅂ' 정도입니다

왜 하필 여드름 얘기... ㅎ

띠롱- 글의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 휴대폰 알람을 잘못 본 줄 알았다. 저녁을 먹고 나니 다시 한번 알람이 울렸다. 2000, 3000을 돌파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통계를 봤는데 기타 유입이 95% 이상이었다. 컴퓨터로 확인하니 다음 포털사이트 어딘가에 내 글이 보이나 보다. (애석하게도 나는 못 봤다.) 설레고 들뜨는 마음에 자랑스러운 내 글을 한참 들여다봤다. 글을 쓰고 고치지 않은 덕에 여기저기 구멍 난 곳이 많았다. 헐레벌떡 고쳐봤지만, 이미 구멍 난 글을 7천 명이 구경했다고 생각하니 여간 창피한 게 아니었다.


창피함은 잠시뿐, 자꾸 늘어가는 조회수에 그동안 글을 쓰지 못한 한을 따발총처럼 쏴 재낄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작가 말고 글쓴이 하려고 했는데, 안되겠구만 이거! 어깨를 으쓱거리며 잘난 체를 하다가 잠시 고민했다. 저 상승 그래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글을 쓰는 게 너무 좋은데, 매일 글을 쓰기는 싫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가 싫어질까 봐, 내 손으로 글쓰기를 놓아버릴까 봐 겁났다. 김 측근에게 공감과 위로를 바라며 내 이야기를 했더니만, 단순하고 사랑스러운 김 측근은 간단히 대답해버렸다.

어디서 이런 똑쟁이가 나한테 굴러왔을까

거짓말인가 싶어서 얼른 인터넷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이하 베나베베)의 글쓰기를 찾아봤다. 이 대단한 사람이 언제 집사부일체에 나왔는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 반까지 딱 4시간 반만을 글을 쓴다고 했다. 그렇게 뇌를 훈련시켰더니 뇌도 그때에 맞춰 상상력 공장을 가동하더란다. 더하자면, 항상 머리맡에 수첩을 두고 잔다고 했다. 일어나자마자 꿈 내용을 적어놓으면 어느새 대작이 뚝딱하니 만들어졌던 것이다.


나는 웃으며 군침을 흘렸다. 자기 전에 일상을 되돌아보며 글로 쓰고 싶은 소재를 서랍에 휘갈겨두고,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당일 퇴근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내가 어딘가 그와 닮은 것 같아서였다. 베나베베와 비슷한 패턴을 가졌다고 자랑하는 거냐고, 너도 그렇게 될 것 같으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당-당) 내 인생 모토는 '꿈은 크게, 채찍질은 부단히, 달성은 발톱의 때만큼'이다. 때가 크려면 꿈이 커야 하지 않겠는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그저 나의 착각이었다. 퇴근 이후에 누군가에게 등 떠밀리지 않고도, 제한된 시간 내에 온 힘을 쏟아 글을 썼다. 늘 모자란 듯, 아쉬운 듯 이어가는 나의 글쓰기가 나를 즐겁게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 나를 괴롭히는 것만큼 속상한 것도 없겠다는 걸 씁쓸히 인정하며 당신께, 베나베베의 'ㅂ'정도인 내가 말씀드린다.


글쓰기를 즐기려면 조금만 쓰세요!


이러려고 내가 이 글을 읽은 건 아닌데

베나베베가 말하려던 건 이게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깨달은 건 이거니까. 아,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다가 그만둔 적이 있을 뿐이다. 그가 어떤 글을 썼는지 잘 모른다. 근데도 내가 안다. 당신, 성공했다.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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