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습작 #8
나무는 제 자리를 지킨다.
그 위로 흐르는 구름,
비가 될지, 그냥 지나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그 아래 서 있다.
비가 오면 젖을 것이고,
오지 않으면 또 걸어가겠지.
구름이 쌓이는 하늘을 보며,
나 또한 쌓여가는 시간 속에
어디쯤 서 있는지 가늠해본다.
지나가는 구름처럼
우리 삶도 언젠가는 흘러갈 테니,
남는 건 무엇일까,
잠시 멈춰 생각해본다.
바람에 흘러가든,
비로 쏟아지든,
그렇게 사라지고 난 뒤
결국, 하늘만
조용히 남아 있겠지.